개점 전에 300명 대기…"뉴스에 공표된 명단 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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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당국이 휴업을 압박하기 위해 영업하는 파친코의 이름을 공개했으나 오히려 이용객이 몰렸다.
25일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전날 일본 오사카부(大阪府)가 상호를 공개하며 휴업을 요청한 오사카부 사카이(堺)시의 한 파친코 업체 앞에는 이날 오전 개점 전부터 이용객이 길게 늘어섰다.
오전 9시 30분을 조금 넘긴 시점에는 순번 표를 받기 위해 약 150명이 대기 중이었는데 1시간 정도 지나 개점할 때가 되니 대기자가 약 300명에 달했다는 것이다.
이 파친코의 주차장에는 고베(神戶)시 번호판을 단 차량이 주차되기도 해 인근 지역에서 원정 게임을 하러 온 이용객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오사카시는 휴업 요청을 따르지 않고 영업하는 파친코 업체 6개의 상호를 전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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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 요청에 강제력이 없고 따르지 않더라도 벌칙이 없기 때문에 사회적 압력을 가해 휴업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름이 공표된 업체 중 2곳은 휴업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한 업체는 보상이 없으면 휴업할 수 없다고 반응한 바 있다.
한 60대 남성은 "습관이라서 오늘도 왔다. 평소보다 늘어선 손님이 많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반응했다.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 부인과 함께 파친코를 방문한 남성은 "뉴스에서 공표된 명단을 보고 왔다. (휴업은) 어디까지나 (당국의) 요청이므로 영업하는 곳이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을 산책하던 한 여성(79)은 "멀리서 온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무섭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영업을 계속한 오사카 파친코업체의 사례를 보면 당국이 이름을 공표하며 휴업을 요청한 것이 오히려 영업 중인 사실을 홍보하는 효과를 낸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다른 지자체들도 휴업하지 않은 파친코의 상호를 공표하겠다는 방침이다.
효고(兵庫)현은 관내에 있는 파친코 391개 중 18개가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했으며 27일 이들 업체의 상호를 공표할 방침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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