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따뜻해지자 야외 식당·야간 유흥업소 '북적'…확진자 급증 우려도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스웨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를 지키지 않는 식당과 술집은 영업을 중단시키겠다고 경고했다.
26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카엘 담베리 스웨덴 내무부 장관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에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수도 스톡홀름에서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규정을 무시하기 시작하는 걱정스러운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야외 식당 등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는 우려되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정부는 290개 지방자치단체에 식당, 카페 등이 보건당국의 권고를 어떻게 따르고 있는지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담베리 장관은 "이 지침은 준수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영업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스톡홀름뿐 아니라 전국에 있는 식당, 술집에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유럽 다수 국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교와 상점 문을 닫거나 시민의 이동을 제한하는 등 봉쇄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스웨덴은 50명이 넘는 모임은 금지했지만, 시민의 책임 의식을 강조하며 초등학교와 카페, 식당, 체육관 등을 계속 열어뒀다.
이를 두고 스웨덴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실시간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스웨덴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8천177명, 사망자는 2천192명이다.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217명이다. 이는 다른 북유럽 국가인 덴마크(72명), 노르웨이(37명), 핀란드(34명)의 3∼6배 수준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은 스웨덴 대중으로부터는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BBC에 따르면 그동안 대다수 시민이 자발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 이용이 상당수 감소했으며, 다수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스웨덴 남부 항구도시 말뫼에서는 금요일이던 지난 24일 펑크 공연이 청중 사이에 1m의 거리를 유지하며 40명만 입장한 채 열리기도 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의 일요판 더선데이타임스는 이는 유럽에서 주말 동안 있었던 유일한 콘서트일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또 스웨덴 내 코로나19 진원지인 스톡홀름에서는 최근 확진자 급증이 있기는 했지만, 안정적인 상태이며, 중환자실도 아직 공간이 있고, 새로 설치된 임시 병원도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사람들이 규정을 무시하기 시작하면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스톡홀름 주민들은 2주 전보다 시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BBC는 휴대전화 데이터를 인용해 전했다. 지난주 현지 경찰은 야간 유흥업소에 사람들이 몰리는 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는 최근 아직 코로나19 위기가 끝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안심하고 친구, 가족과 더 시간을 보내기 시작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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