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하루 사망자 6주만에 200명대…스페인도 5주만에 최저
스페인, 어린이 외출 6주만에 허용…영국은 "봉쇄해제 현재 계획 없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일일 사망자 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코로나19 사태의 하향 안정화 추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오랜 기간 걸어 잠근 빗장을 조금씩 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보다 260명 늘어난 2만6천644명으로, 하루 사망자 수가 6주 만에 200명대로 떨어졌다.
이탈리아의 하루 사망자 수가 300명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14일(175명) 이래 처음이다.
이탈리아의 일일 사망자 규모는 지난달 27일 919명까지 늘었다가 최근까지 줄곧 매일 400~600명대의 사람이 숨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코로나19의 안정세가 뚜렷이 나타남에 따라 내달 4일부터 상당수 기업·공장의 운영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27일 봉쇄 조처의 점진적 완화를 위한 일정표도 공개할 방침이다. 다만 휴교령은 다음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은 스페인도 일일 사망자 수가 5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스페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전날보다 288명 증가한 2만3천190명으로, 일일 사망자 수는 지난 3월 20일 이후 최저다.
스페인 당국은 자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찍은 날을 지난 4월 2일(일일 사망자 950명)로 보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강력한 봉쇄령을 시행해온 스페인은 이날 어린이들의 외출 제한을 완화했다.
14세 이하 아동은 부모와 동행하는 경우 하루 한 시간 동안 거주지에서 반경 1㎞까지 외출이 가능해졌다.
어린이 이동제한이 풀리자 스페인 곳곳에서는 어린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마스크를 쓴 채 집 밖으로 나와 6주 만의 외출을 만끽했다.
스페인 정부는 전국적 봉쇄조치의 구체적인 완화안을 오는 28일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코로나19의 뚜렷한 안정세에 따라 봉쇄 해제를 추진하는 것과 반대로 영국은 그럴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엄격한 봉쇄조치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외부활동을 허용하는 것이 언제쯤 안전해질지 들여다보고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달 20일부터 모든 카페와 주점, 식당의 문을 닫도록 한 데 이어 23일부터 슈퍼마켓 및 약국 등 필수 영업장을 제외한 모든 가게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스웨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를 지키지 않는 식당과 술집은 영업을 중단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유럽의 다수 국가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학교와 상점 문을 닫거나 시민의 이동을 제한하는 등 봉쇄 조치를 취했지만, 스웨덴은 50명이 넘는 모임을 금지한 것 외에 초등학교와 카페, 식당, 체육관 등을 계속 열어두고 있다.
스웨덴의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다른 북유럽 국가들의 3~6배 수준으로 많다.
프랑스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폰 기반 코로나19 방역 방식에 대해 개인정보보호기구의 승인 결정이 나왔다
프랑스 국가정보자유위원회(CNIL) 정부가 개발과 보급을 추진하는 '스톱코비드'(StopCovid)라는 이름의 스마트폰 기반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추적 애플리케이션의 취지가 유럽연합(EU)의 개인정보 보호 규약인 RGPD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단, CNIL은 프랑스 정부가 밝히고 있는 것처럼 정부가 스톱코비드 앱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내려받도록 하고 사용자의 익명성을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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