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중단 선언' 트럼프, WHO 압박 국제공조 구축 시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 개혁 필요성에 공감, 유엔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회의 소집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WHO 자금지원 중단 방침을 선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WHO 압박을 위한 국제공조 구축 시도에 본격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퇴치 및 세계 경제의 재개를 향한 진전과 관련한 긍정적인 진행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프랑스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P5(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회의를 조만간 소집해 팬데믹에 대한 유엔의 대응에 대해 논의하길 바란다는 희망을 피력했다고 디어 부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WHO를 개혁할 필요성에 대해 뜻을 모았다고 디어 부대변인은 밝혔다.
양 정상은 이와 함께 중요한 역내 및 양자 현안을 논의했다고 디어 부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이날 언급한 유엔 안보리 상임 이사국 회의 소집과 관련, 중국은 WHO에 대한 전폭적 지원 입장을 밝히고 있고 러시아도 미국의 지원 중단 방침을 비판한 바 있어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WHO가 기본적인 의무를 이행하는 데 실패했으며 이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중국 편향성 등에 따른 WHO의 대응 실패 책임론을 들어 자금 지원 중단 방침을 전격 선언했다.
백악관은 이틀 뒤인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 주재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 화상회의에서 G7 정상들이 WHO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 철저한 검토와 개혁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백악관은 정상들이 대화의 상당 부분을 WHO의 투명성 부족과 만성적 관리 잘못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으나, 독일 총리실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WHO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의 WHO 압박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 최고위층 인사들이 종전 WHO 지원금을 공중보건 문제를 다루는 비정부기구(NGO)들에 직접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WHO를 무력화하기 위한 작업을 막후에서 진행 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바 있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