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백신 개발로 세계에서 거의 박멸됐다. 그러나 최근 세계 일부 지역에서 백신 유래 소아마비(vaccine-derived polio)가 번지면서 새로운 우려를 낳고 있다.
백신 유래 소아마비란 세이빈(Savin) 소아마비 경구형 생백신에 사용된 독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가 이 백신을 맞은 사람으로부터 탈출해 소아마비 백신 접종이 잘 안 된 지역사회에서 번질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경우를 말한다.
세이빈 경구형 백신을 재설계해 이러한 약점을 차단한 새로운 백신이 개발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의 라울 안디노 미생물학-면역학 교수가 미국 백신 혁신센터, 벨기에 안트베르펜대학, 영국 국립생물표준통제연구소의 바이러스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이 새로운 경구 소아마비 백신은 1상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세이빈 경구 백신에 들어있는 약화된 바이러스가 3단계의 진화를 거쳐 변신하면서 이 무해한 백신을 지역사회를 위협할 수 있는 백신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보다 정교한 설계를 통해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안전한 백신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1상 임상시험은 죽은 소아마비 바이러스로 만든 불활성화 백신(inactivated vaccine)을 전에 맞은 성인 15명을 대상으로 벨기에 안트베르펜대학에서 진행됐다.
결과는 새 백신이 세이빈 백신보다 안정성이 강하고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새 백신은 특히 상당히 많은 항체를 형성시켰다.
이 백신 속의 바이러스는 백신을 맞은 사람의 분변에서도 남아있었지만, 이 바이러스는 생쥐를 감염시키거나 마비를 유발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세이빈 백신을 생쥐에 주입했을 땐 90%에서 마비가 나타났다.
이 백신은 현재 2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세계보건기구(WHO)는 3상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WHO는 백신 유래 소아마비 차단을 위해 이 백신 개발이 신속하게 완료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숙주 세포와 미생물'(Cell Host & Microbe'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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