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위성도시들, '대규모 사회적 제약' 2주 연장키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세계에서 이슬람 신자 수가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에서 라마단 기간 모스크에서 저녁마다 기도회가 열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크다.
인도네시아 인구 2억7천만명 가운데 87%가 무슬림으로 추정된다.
27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 수도권 등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을 발령한 지역은 예배당 내 종교활동을 금지하고, 나머지 지역은 가능한 한 집에서 예배를 보라고 지침을 내렸다.
무슬림 단체들도 라마단 기간에 합동 기도회에 참석하지 말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자바섬과 수마트라섬과 술라웨시섬 등 인도네시아 전역의 모스크에서 라마단 기간 중 저녁기도인 '타라위'가 열리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 기준 275명이 추가돼 총 8천882명이고, 사망자는 743명이다.
인도네시아는 진단키트 부족으로 지금까지 약 5만7천명만 검사를 받았기에, 실제 감염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부가 발표한 감시 대상자(ODP)는 무려 20만9천여명, 감독 대상 환자(PDP)는 1만9천여명에 이른다.
이슬람력으로 9월을 뜻하는 라마단은 지난주 24일부터 시작됐다.
무슬림들은 한 달 동안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하고, 해가 지면 가족·친척들과 식사하고 저녁기도를 한다.
수마트라섬 람풍 주민 노비는 "우리 지역의 몇몇 모스크는 코로나 사태에도 타라위 기도회를 연다"며 "우리 마을에는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기 때문에 기도회 참석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자바섬 보고르 주민 피르다는 "예년보다 적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모스크에서 열리는 타라위 기도회에 참석한다"며 "서로 접촉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었지만 일부 신자들은 기도가 끝난 뒤 악수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자카르타의 일부 모스크는 불을 끄고 비밀리에 타라위 기도회를 열고 있다.
남자카르타 주민 아길은 "전등과 스피커가 꺼진 모스크에서 20여명이 타라위에 참석했다가 교대로 모스크 밖으로 나오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점점 높아지는 기온이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자카르타 주 정부가 대규모 사회적 제약(PSBB) 적용 기간을 당초 2주에서 5월 22일까지 4주 더 연장한 데 이어 위성도시인 보고르와 데폭, 브카시도 2주간의 적용 기간이 끝나는 28일부터 2주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아데 야신 보고르 군수는 "해당 지역 대표들과 논의해 PSBB 적용기간을 늘리기로 했다"며 "PSBB에 대한 시민 인식이 낮고 관련 규정의 불명확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발령한 규제 사이의 모순성 문제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PSBB 적용 지역은 외출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지만, 필수업종 외 재택근무 전환, 차량 탑승 인원 50% 제한, 매장 내 식사 금지 등의 제한이 따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라마단 시작과 함께 자카르타 수도권 주민 등의 귀향을 금지하고 도로 곳곳에서 단속 중이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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