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연구진 분석…"'코로나 직격탄' 이탈리아 북부, 유럽 최악 오염지역"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대기오염 입자에서도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기오염을 통해 먼 거리까지 이동해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이번 결과는 예비 연구 수준이며 대기오염 입자에 있던 바이러스가 코로나19 감염까지 일으킬 수준이 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는 도심 산업 지대인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실외 오염물질 표준 표집법에 따라 이뤄졌다. 그 결과 복수의 샘플에서 코로나19의 전형적인 특질을 보여주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연구를 주도한 볼로냐 대학의 레오나르도 세티 교수는 "대기오염 물질에 바이러스가 많이 운반될 수 있는지 연구하는 게 중요하다"며 "사실관계를 파악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티 교수팀의 통계 분석을 적용하면 유럽에서 가장 오염된 곳으로 꼽히는 이탈리아 북부에서 코로나19 가 빠르게 확산한 이유가 설명이 가능해진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다른 과학자들로부터 연구 결과를 인정받은 것은 아니지만,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조사할 가치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앞서 독일 연구진도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을 대상으로 발병 현황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가 확산한 지역은 주로 공기순환이 잘 안 돼 오염물질 농도가 높은 곳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을 '종합환경과학회지'에 발표했다.
기존 다른 연구에서도 병원균이 대기 오염 입자를 통해 이동할 수 있어 조류인플루엔자나 홍역, 구제역 등이 상당히 멀리 전파될 수 있다는 게 입증됐다.
코로나19 감염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비말은 1∼2m 정도 거리 안에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직경 5㎛ 미만의 비말은 공기 중에 최소 5분에서 몇 시간까지 떠다닐 수 있고, 더 멀리 이동할 수도 있다.
이렇게 작은 입자로 코로나19가 옮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난 2003년 발생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공기 중으로 퍼지고, 또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공기 중에 수 시간 머물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됐다.
연구자들은 공기 중 전염의 중요성이나 대기오염 입자가 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 아무런 증거도 없이 배제돼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대기 오염 입자를 통해 운반된다고 해서 항상 생물학적으로 생존 가능한 것은 아니며, 대기 중에서 활동을 못 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또 대기 오염이 심한 지역에 거주할 경우 폐가 손상돼서 코로나19에 더욱 취약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aayy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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