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서로 다른 증상을 보이는 것은 부분적으로 유전적 요인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 King's College London)의 팀 스펙터 유전역학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감염자들이 서로 다르고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은 50%가 유전적 요인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이는 영국에서 '코로나19 증상 추적'(Covid-19 Symptom Tracker) 앱의 사용자 270만명으로부터 수집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앱 사용자 중 상당수가 코로나19 감염으로 확진됐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 시켜 만든 알고리즘으로 어떤 증상들의 조합(combination)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이어지는지를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중에서 특히 쌍둥이만 2천600명을 골라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증상들이 유전적 요인과 연관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유전자가 100% 같은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자가 50% 같은 이란성 쌍둥이보다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증상의 유사성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여러 증상 중에서 특히 고열, 설사, 섬망(delirium: 의식이 흐려지고 주의력이 떨어지는 증상), 후각과 미각 상실은 유전적 연관성이 매우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기침, 흉통, 복통은 유전적 요인과 무관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는 사람마다 증상이 매우 다르게 발현되는 특이한 감염질환이지만 그렇다고 그 증상들이 제멋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님을 이 분석 결과는 보여주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감염될 가능성이 있느냐, 감염 후 중증으로 진행되느냐 등도 부분적으로는 유전자에 달려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람에 따라 증상이 전혀 없거나 또는 아주 가볍게 나타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유전자 변이를 잡아내는 데 이 연구 결과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연구팀은 기대했다.
또 코로나19가 신체에 작용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증상이 위중해지는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도 이 연구 결과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 전문지에 게재되기 전 같은 분야 전문가들의 논문심사(peer review)를 아직 거치지 않은 상태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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