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탄핵절차 개시엔 반대 우세…자진 사임 지지 의견 높아져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 확산하는 브라질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하면서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에 따르면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에 이어 법무부 장관 사임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갈수록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서 하원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개시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45%가 찬성하고 48%는 반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자진 사임에 대한 의견은 찬성 46%·반대 50%로 나왔다. 지난 1∼3일 이뤄진 조사와 비교하면 찬성은 37%에서 9%포인트 올랐고, 반대는 59%에서 9%포인트 낮아졌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27%·부정적 45%·보통 25%였다. 지난달 1∼3일 조사 때의 긍정적 33%·부정적 39%·보통 25%보다 나빠졌다.
보우소나루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33%·부정적 38%·보통 26%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세, 법무부 장관 사임 이후 정국 혼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브라질을 이끌 능력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그렇다' 45%, '아니다' 49%였다. 지난 1∼3일 조사에서는 '그렇다'가 52%, '아니다'가 44%였다.
이 조사는 전날 하루 동안 1천503명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통해 이뤄졌고 오차범위는 ±3%포인트다.
한편, 호드리구 마이아 하원의장은 전날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하는 문제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며 탄핵에 소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브라질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할 것인지 여부는 하원의장의 결정에 달렸다.
지금까지 마이아 의장에게 제출된 보우소나루 탄핵 추진 요구서는 30건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우수 지 멜루 대법관이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 장관의 대통령 직권 남용 주장에 대한 조사를 허용하면서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앞서 모루 전 장관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방경찰에 정보·수사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등 업무에 부당하게 개입하려 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형법에 따라 실형을 선고받을 수 있는 범죄 행위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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