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세계 곳곳에서 동물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러시아 국립공원이 야생에 서식하는 아무르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와 극동표범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
29일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연해주 국립공원인 '표범의 땅'은 국립공원 내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인 아무르호랑이와 극동표범의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그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현실적으로 일일이 야생동물을 포획해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 국립공원은 공원 내 서식하는 또 다른 동물들을 이용해 아무르호랑이와 극동표범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등을 추론한다는 방침이다.
국립공원은 이를 위해 오소리(24마리)와 고슴도치(1마리)를 포획, 이 동물들에서 채취한 혈액 등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학술원) 산하 연구소에 보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오소리와 고슴도치의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면 아무르호랑이와 극동표범 개체군의 감염 여부와 그 규모도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다는 게 국립공원 측의 판단이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인테르팍스에 "자연 생태계에서는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며 "한 종(種)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 다른 종으로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고 연구 취지를 설명했다.
국립공원 표범의 땅에는 멸종위기종인 아무르호랑이와 극동표범이 대거 서식하고 있다.
멸종 위기종인 아무르호랑이는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등록됐다.
아무르호랑이의 개체 수는 560∼600마리에 불과하며 이 중 90%가 연해주와 하바롭스크 일대에서 서식한다.
극동표범의 개체 수는 2018년 기준 113마리(새끼 22마리 포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미국의 브롱크스동물원에서는 호랑이 4마리와 아프리카 사자 3마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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