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의 생물표지는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바소프레신(vasopressin) 결핍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소프레신은 뇌 시상하부의 신경세포에서 만들어지는 펩타이드 호르몬으로 부모의 보살핌, 친구 사이의 유대 관계 등 여러 형태의 사회적 기능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사회신경과학연구 프로그램(Social Neurosciences Research Program) 실장 카렌 파커 교수 연구팀은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는 생후 1년이 되기 전인 영아기에 뇌척수액(CSF: cerebrospinal fluid)의 바소프레신 수치가 정상아보다 현저히 낮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8일 보도했다.
뇌 감염 진단을 위해 913명의 영아로부터 채취해 검사에 사용하고 남아 냉동 보관되고 있는 뇌척수액 샘플을 이용, 바소프레신 수치를 측정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아이들 중 12세 이전에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11명)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 뇌척수액의 바소프레신 수치가 상당히 낮았다.
바소프레신은 앞서 동물실험에서 포유동물의 사회적 행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연구팀은 이 아이들의 뇌척수액 샘플에서 뇌에서 분비되는 또 다른 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 수치도 측정했다.
그러나 옥시토신 수치는 자폐아와 정상아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이는 옥시토신이 자폐아의 사회성 결핍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는 일부 연구 결과들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옥시토신은 인간과 척추동물에서 자연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사회적 교감, 부부애, 모성본능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사랑의 호르몬'으로 불리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4월 27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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