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걸프 해역에서 미국의 도발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열린 내각회의에서 "미국은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이 뉴욕만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라며 "누가 그 바다를 수천년간 지켰는지, 그 명칭이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똑똑히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페르시아만에서 이란을 상대로 공작을 꾸미지 말아야 한다"라며 "이란은 적(미국)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고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미국에 대한 군사적 경고는 드문 일이 아니지만 이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올린 트윗에 더 예민하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바다에서 우리 군함을 성가시게 굴면 모조리 쏴버려 파괴하라고 미 해군에 명령했다"라고 이란군을 위협했다.
이에 이란 혁명수비대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이튿날 "테러조직 미군의 군함이나 해군 병력이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에서) 우리의 군함이나 상선의 안전을 위협하면 즉시 파괴하라고 우리 해군에 명령했다"라고 경고했다.
아볼파즐 셰카르치 이란군 대변인도 29일 "미국이 우리의 영해를 포함해 이란의 국익을 털끝 하나라도 침해한다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가혹한 대응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국방 문제로는 농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번 설전을 촉발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걸프 해역에서 벌어진 미 군함과 혁명수비대 고속단정이 근접한 사건 뒤 나왔다.
미 해군은 15일 걸프 해역의 공해상에서 작전 중이던 미 해군 군함 6척에 혁명수비대의 무장 고속단정 11척이 경고를 무시한 채 10m 거리까지 근접해 약 1시간 동안 미 군함 사이를 어지럽게 돌아다니면서 위협 기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혁명수비대는 고속단정이 예고한 순찰 작전을 하던 중에 미 군함이 접근했고 경고 신호를 보냈지만 철수하지 않고 위협했다고 반박했다. 혁명수비대는 미 군함이 15일뿐 아니라 6일과 7일에도 걸프 해역에서 훈련하고 복귀하는 이란 군함을 위협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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