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피해 없어, 용의자 체포…쿠바, 美대사 초치 "적대정책 연관" 비판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주미 쿠바대사관이 총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고, 용의자는 즉각 체포됐다.
쿠바 정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짓고 미국 정부에 강력 항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내 외국 대사관과 외교관 보안을 책임지는 백악관 비밀경호국(SS)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날 오전 2시 15분께 쿠바 대사관이 총격을 받았다는 신고를 받고 대응했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은 용의자인 알렉산더 알라조(42)를 체포해 즉시 수감했으며,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알라조는 미등록 총기와 탄약을 소지하고, 살해 의도를 갖고 공격한 혐의 등을 받는다고 SS는 설명했다.
구체적 범행 동기는 공개되지 않았다.
현지 매체는 용의자가 쿠바 대사관에 약 30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은 이날 마라 테카치 주쿠바 미국 대리대사를 초치해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이라 부르며 강력히 항의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이번 일을 쿠바에 대한 미국의 적대 정책 및 제재 강화와 연관 짓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테카치 대리대사도 성명을 내고 "미국은 외교 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라 맡게 된 책임을 엄중히 여기며 전면적인 조사를 반드시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1961년 단교했던 미국과 쿠바는 버락 오바마 정권 시절인 2015년 국교를 정상화하기로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트럼프 정부는 쿠바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정권을 지원하고 인권을 유린한다고 주장하면서 쿠바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 왔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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