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중계로 주민 이동 억제 효과 강조…지역마다 사정 달라 합의 난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축구의 나라' 브라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프로축구 리그 재개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보건부는 1일(현지시간) 공개한 의견서를 통해 축구가 브라질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리그 재개로 심리적 안정을 주고 TV 중계를 통해 주민 이동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부는 다만 축구 리그 재개에 앞서 축구선수들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등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브라질의 대부분 축구 리그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15일께부터 중단된 상태다.
보건부의 의견서는 브라질축구협회(CBF)의 요청에 따라 작성된 것이다.
그러나 보건부의 긍정적 의견에도 지역마다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피해 규모가 달라 축구 리그 재개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상파울루주에서는 주지사의 지시에 따라 대규모 사회적 격리가 시행되고 있어 리그 재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반면에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주(州)의 프로축구클럽 선수들은 훈련 캠프에 복귀하는 등 리그 재개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조만간 보건부 장관이 축구 경기를 무관중으로 재개하라는 권고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축구 클럽에도 실업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축구계 사람들이 경기 재개에 호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축구 선수들이 신체 상태가 좋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작다는 발언은 축구계로부터 비난을 샀다.
상파울루FC의 하이 올리베이라 단장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리그를 재개하는 데 반대한다면서 "지금은 리그를 재개할 때가 아니며, 우리는 각종 권고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점진적으로 경기를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를 무책임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탄핵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사임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보건부에 따르면 브라질에서는 이날까지 코로나19 사망자와 확진자가 6천329명과 9만1천589명 보고됐다. 사망자는 세계에서 9번째, 확진자는 10번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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