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대만의 WHA 참가 지지 운동…미중, 기 싸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이 대만의 올해 세계보건총회(WHA) 참석을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주 제네바 중국대표부는 제73차 세계보건총회(WHA)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만이 옵서버 자격으로 총회에 참석하는 것을 강력히 거부했다고 빈과일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HA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고 의결기관으로 올해는 5월에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류위인(劉玉印) 주 제네바 중국대표부 대변인은 대표부 홈페이지에 '대만 지구'는 중국의 일부분으로 WHO 활동 등 국제조직의 참여는 반드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처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민진당 정부가 '대만 독립'이라는 분열 입장을 고집하며 '92공식'(九二共識ㆍ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의 거절로 '대만 지구'의 WHA 참가라는 정치적 기초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민진당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을 (대만) 독립을 도모하는 정치적 의도의 실현에 이용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지난달 27일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부 장관이 천스중(陳時中) 대만지구 위생복리부장(장관)과 통화하면서 대만의 WHO 가입을 적극 지지한다고 언급한 것은 방역 문제를 정치화시키고 '대만 독립'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중국은 엄중히 주시하고 있으며 결단코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양국 간 합의) 및 유엔 총회 2758호 결의를 언급하며 대만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유엔 2758호 결의는 1971년 10월 25일 유엔 총회에서 알바니아 등 23개국이 발의한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의 유엔 조직 내 합법 권리를 회복하는 문제'에 대한 표결에서 대만 대신 중국을 유엔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의한 내용이다.
앞서 이와 관련해 지난 18일 어우장안(歐江安)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이 인용하는 유엔 총회 2758호 결의와 WHA 결의는 '중국 대표권' 문제를 처리했을 뿐 대만인을 대표하는 권리를 부여한 것이 아니라고 재천명한 바 있다.
어우 대변인은 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상호 예속된 관계가 아니라는 것이 현재 상태이고 사실이라면서 자유민주국가인 대만을 중국 정부가 지금껏 통치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대만은 친 중국 성향의 마잉주(馬英九) 총통 재임 시절인 2016년에 WHA 참석 초청장을 마지막으로 받았고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출범한 이후 지난 3년간 중국의 입김으로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대만 언론은 미국 국무부가 지난 1일 트위터로 대만의 WHA 참가를 위한 대만 지지(#TweetForTaiwan)운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지지 운동에 미국 관리, 국회의원들이 잇달아 호응하고 있으며 유럽대외협력청(EEAS)도 이번 코로나19 방역에서 전문적 기술과 능력을 보여준 대만의 WHA 참석을 지지한다고 대만 언론은 덧붙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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