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1분기 '8.9% 역성장'…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할 듯(종합)

입력 2020-05-04 21:40  

홍콩 1분기 '8.9% 역성장'…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할 듯(종합)
15일째 '지역 내 감염' 없어…식당 테이블 착석 인원 '8인'으로 늘릴 듯
25일부터 단계적 개학 전망…"책상 간격 1m 이상 유지해야"
1인당 158만원 지급 등 46조원 규모 경기부양책 시행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서 15일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 내 감염 사례가 나오지 않아 홍콩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이날까지 15일 연속으로 지역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다.
홍콩에서 지역 내 감염 사례가 마지막으로 발생한 것은 지난달 19일이다.
이후에도 15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나, 이들은 모두 해외에서 유입된 사례였다. 이날 발생한 1명의 신규 확진자도 미국에서 돌아온 27세 여성이었다.
현재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천40명이며, 이 가운데 4명이 사망했다.
15일째 지역 내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음에 따라 홍콩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 정부는 이달 7일까지 술집·가라오케·마사지숍 등의 영업을 중단시켰으며, 4인 초과 모임이나 집회를 금지했다.
식당에서도 테이블 간 1.5m 간격을 유지해야 하며, 한 테이블에 4명까지만 앉을 수 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지난 주말 홍콩 정부는 보건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고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식당 내 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의 수를 6명이나 8명으로 늘리는 방안이 검토됐으며, 8명까지 늘리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에서는 5월 둘째 주 일요일인 '어머니의 날'에 가족 모임이 많은데, 어머니의 날 이전에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 완화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들도 오는 25일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다음 달에 중학교, 초등학교 등이 단계적으로 개학할 것이라고 홍콩 언론은 전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생들이 앉는 책상 간 간격은 1m를 유지하고, 쉬는 시간과 체육 시간에도 마스크를 쓰고 학생 간 1m 거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점심시간 때 접촉을 막기 위해 오후 수업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달 가까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마카오도 이날 고등학교를 시작으로 오는 11일 중학교 등 단계적으로 개학할 예정이다.



홍콩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해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홍콩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는 작년 동기 대비 8.9%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아시아 금융위기 때인 지난 1998년 3분기의 8.3% 감소보다 더 심각한 사상 최악의 수치를 나타냈다.
1분기 GDP는 전분기 대비로는 5.3% 역성장했는데, 이 또한 1974년 통계 집계 이래 최악의 성적표이다.
홍콩 GDP는 4분기 연속 감소했는데, 이는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5분기 연속 감소 이후 가장 심각한 경기침체이다.
1분기 홍콩의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으며, 투자는 13% 급감했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심각한 경기침체와 미·중 무역갈등 재발 등의 우려로 4.18% 급락한 23,613.80을 기록했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올해 홍콩 경제는 당초 예상했던 0.5∼1.5% 마이너스 성장보다 훨씬 심각한 4∼7%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홍콩 정부는 영주권을 보유한 모든 홍콩 시민에게 1만 홍콩달러(약 158만원)를 지급하는 등 2천900억 홍콩달러(약 46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 시행에 나섰으나, 심각한 경기침체를 타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심각한 불황에도 불구하고 술집, 가라오케 등의 영업을 재개하는 방안은 아직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홍콩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완전 종식을 선언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 감염은 물론 해외 유입 사례도 최소 14일, 최장 28일 동안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일부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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