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의 세포벽 유지 교란하는 '치료 표적' 찾았다"

입력 2020-05-04 17:06  

"세균의 세포벽 유지 교란하는 '치료 표적' 찾았다"
세포벽 복구 단백질 운반하는 분자 샤프론 확인
영국 리즈대 연구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외막과 내막으로 구성된 박테리아의 세포벽은 외부 공격을 막는 '철갑판' 역할을 한다.
박테리아가 자체 방어에 특히 중요한 세포벽 외막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핵심 기제를 영국 리즈대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이 발견은 세균 감염병 치료의 새로운 전략을 세우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리즈대 '애스트버리 구조 분자 생물학 연구소'의 안토니오 칼라브레세 박사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3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이 대학의 아카데믹 펠로(Academic Fellow)인 칼라브레세 박사는 "박테리아가 세포막을 끊임없이 재생하고 복원하는 방법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칼라브레세 박사팀은 그람-음성균인 대장균(E.Coli)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번에 발견한 대장균의 세포벽 복원 기제를, 다수의 다른 병원성 그람-음성균도 공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그람 음성균 중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우선 병원균 목록에서 최상위를 차지하는 박테리아 3종도 포함돼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건 SurA라는 대장균 단백질의 역할이다.
일종의 분자 샤페론(molecular chaperone)인 SurA는, 세포벽 보강이 필요할 때 세포 내에서 생성된 단백질을 중앙으로 끌어모은 뒤 다시 외곽까지 운반하는 데 관여했다.
연구팀은 세포 외막으로 이동시켜야 할 단백질을 SurA가 어떻게 식별하는지를 밝혀냈다.
아울러 SurA가 없으면 세포벽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이 세포 외막까지 이동하는 동안 구조적 통일성이 깨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걸 알아냈다.
SurA는 단백질을 부드럽게 안듯이 붙잡아 정확히 목표 지점에 옮기는 것으로 관찰됐다.
SurA가 없으면 운반 파이프라인이 깨져 세포벽이 올바르게 형성되지 못했다.
긴 아미노산 사슬(폴리펩타이드) 구조를 가진 단백질이 효율적으로 제 기능을 하려면 미리 정해진 구조적 형상으로 접혀야 한다.
분자 샤페론은 잘못 접힌 폴리펩타이드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로, 접히는 과정이 올바르게 완료되도록 돕는다.
애스트버리 연구소의 소장인 시나 래드포드 교수는 "세균의 방어 장갑판이나 마찬가지인 세포벽의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흥미로운 발견"이라면서 "세균의 성장 차단을 표적으로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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