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발언 원천차단?…백악관, 코로나TF인사들 청문회 출석금지령

입력 2020-05-05 07:15   수정 2020-05-0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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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발언 원천차단?…백악관, 코로나TF인사들 청문회 출석금지령
파우치 하원출석 금지에 이어…유관부처 청문회 허용횟수도 제한
WP "파우치 TF브리핑 43.6시간 참석, 발언은 2.8시간…의회출석은 시간낭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5월 한달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인사들의 의회 증언을 금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과학·의료 당국자 등 소신파 인사들의 '입'을 막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시선이 고개를 든다.
이번 조치는 백악관이 'Mr.쓴소리', '전염병 대통령' 등으로 불려온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의 하원 청문회 출석을 막은 데 이어 나온 것이다.
백악관은 4일(현지시간)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신규 지침을 발표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보도했다.
신규 지침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국토안보부, 국무부 등 팬데믹 대응과 관련된 유관 기관들의 경우도 청문회 참석 허용 숫자가 제한된다.
신규 지침은 "기관의 직원과 자원들에 대한 수요는 현 위기 국면에서 비상한 상태인 만큼, 각 기관은 모든 자원을 코로나19에 극대화하고 청문회 요청은 그에 맞춰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각 부처는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동일하거나 중첩되는 청문회 중복 참석 요청 등을 포함해 청문회 출석 요청을 거부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와 국토안보부, 국무부의 경우 소관 상·하원 상임위 및 세출 소위에 대해 한 차례만 코로나19 관련 청문회에 참석할 수 있다. 이달 말까지 부처 차원의 코로나19 청문회는 총 4차례로 제한된다고 더 힐은 전했다.
다만 마크 메도스 신임 비서실장이 예외를 허용할 수 있으며 이번 지침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당국자들이 전했다.
코로나19 TF 및 주요 유관기관들은 모든 자원과 역량을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의회 증언으로 중차대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한 고위 행정부 당국자는 더힐에 "우리는 이 미증유의 시기에 코로나19에 모든 것을 전념해야 한다는 점을 기관들에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에 대한 하원 청문회 출석 금지에 이어 TF 인사들에 대한 전면적인 증언 금지 및 관련 부처·기관 인사들의 청문회 참석 횟수 제한 지침이 나오자 당국자들을 침묵시키기 위한 시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파우치 소장은 오는 12일 상원 보건·교육·노동·연금위원회 출석은 허용된 상태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한주간의 전체 노동시간에 해당하는 기간 파우치 소장을 세워뒀던 백악관이 의회증언에는 시간을 낭비하도록 둘 수 없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WP는 자체 분석을 통해 파우치 소장이 그동안 총 43.6 시간 동안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브리핑에 참석했지만 이 가운데 발언을 한 시간은 총 2.8시간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WP는 "파우치는 한주 업무시간 전체 동안 브리핑 참석을 위해 빈둥거리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셈"이라며 백악관의 TF인사 의회 청문회 참석 금지 조치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코로나19 일일 정례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발언들을 되풀이하며 의료 당국자들과 엇박자를 연출해왔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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