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아이즈' 소식통, CNN에 "실험실 사고였을 가능성 매우 낮다"
호주 총리도 "야생동물 시장 가능성 크다"…미국 자체 정보일 수도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영미권 주요국들의 기밀정보 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중국 우한의 바이러스 연구소가 아닌 재래시장에서 유래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일 주장하는 '우한 연구소 유래설'과 상충되는 내용이다.
미국 CNN 방송은 5일 파이브 아이즈 내부에서 공유된 정보로는 코로나19가 실험실 사고의 결과로 전파됐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보도했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이 정보에 관해 잘 아는 서방의 한 외교관은 "우리는 코로나19 발병이 사고였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자연적으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사람으로의 전염은 사람과 동물의 상호작용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파이브 아이즈에 참가하는 5개국은 이 정보 평가에 동의한다고 이 외교관은 밝혔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가장 가능성이 큰 것은 야생동물 도축시장"이라며 코로나19의 시장 유래설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해당 5개국 출신의 다른 소식통은 CNN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연구실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다면서 "분명히 (우한의) 시장이 바이러스가 폭발한 장소"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으로 바이러스가 유입된 경로는 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보 평가는 트럼프 행정부에 '연구소 유래설'을 뒷받침할 증거를 내놓으라는 압박을 가중할 것으로 CNN은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나는 증거를 봤다"며 우한 연구소가 바이러스의 기원이라는 주장에 힘을 실었고, 뒤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3일 방송 인터뷰에서 "우한에 있는 그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유된 정보로는 코로나19의 기원이 우한 연구소라고 보기 어렵기는 하지만, 미국이 관련 증거를 확보했음에도 이를 혼자만 알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소식통은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이 서로 공유하지 않는 정보들이 일부 있다고 인정했다.
미 국가정보국(ODNI)의 한 고위 관리는 CNN에 "미 정보당국은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시작됐다고 믿으며, 그것이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에서 시작됐다는 설과 우한 연구소 내 사고의 결과라는 설 등 두 이론에 관한 증거를 모두 갖고 있으며, 그것이 의도적인 것 같지는 않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코로나19 은폐와 우한 연구소 감염설을 주장한 호주 매체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최근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반박도 나왔다.
호주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파이브 아이즈 내부 정보라며 15페이지의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으나, 소식통들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해당 문건이 파이브 아이즈의 정보를 담고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호주의 정보 소식통들은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나온 문건이 내부 정보가 아니라 대중에 공개된 이야기들을 토대로 만든 자료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들 소식통은 또 코로나19가 우한 연구소에서 유출됐음을 시사하는 증거는 현재 없다고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4일 바이러스가 우한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해 "추측에 기반한 것"이라면서 관련 증거의 공유를 요구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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