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나무 등 심으려 고의 산불…작년에 서울 면적 14배 소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매년 건기가 되면 고질적인 산불 문제를 겪는 인도네시아의 30% 지역이 올해는 예년보다 심한 건기를 경험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6일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기상기후지질청(BMKG) 예측에 따르면 곧 건기가 시작되는 지역의 30%가 예년보다 더 건조할 것"이라며 "식량을 확보하고, 가격이 안정되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농업 생산의 관건은 물 공급"이라며 저수지와 호수 등에 물을 채우고 농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비 건강수칙을 지키면서 수확을 계속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지난달 중국에서 마늘 9만4천t을 수입한 데 이어 이달 7만8천t을 더 들여오는 등 마늘과 소고기, 설탕 가격이 더 상승하지 않도록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겠다고 보고했다.
아세안 전문기상센터는 4월 28일 보고서를 통해 "아세안 남부 지역에서 점차 건기가 시작되면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섬(보르네오섬)의 핫스팟(hotspot)은 6월부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핫스팟은 산불 발화지점을 나타낸다. 인도네시아의 건기는 5월∼6월에서 시작돼 10월께 우기로 바뀐다.
인도네시아는 매년 건기가 되면 수마트라섬과 칼리만탄섬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높은 팜나무와 펄프용 나무 등을 심으려고 천연림에 산불을 내는 일이 반복된다.
특히 식물 잔해가 퇴적된 이탄지(泥炭地·peatland)에 불이 붙으면 유기물이 타면서 몇 달씩 연기를 뿜는다.
이 연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자가 급증하고, 휴교령 발령,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며 연기가 바람을 타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남부는 물론 필리핀까지 영향을 미친다.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에 따르면 작년 1월∼9월 인도네시아에서 산불로 소실된 면적은 85만7천여 헥타르(8천570㎢)로, 2015년 이후 최악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울 면적(605㎢)의 14배나 된다.
조코위 대통령은 올해 2월 주재한 산불 대책 회의에서 "작년 산불의 99%가 인간에 의해 발생했다고 보고받았다. 경제적 동기에 의한 산불과 관련해 보다 영구적 해결책을 찾아내라"고 지시했으나 뾰족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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