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사 감염자 69명 중 학교 감염 없어"…정정 안내문 게재 요구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싱가포르 정부가 학교 내에서 최소 5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는 한 페이스북 포스트에 대해 '가짜뉴스' 딱지를 붙였다.
단기 봄방학이 끝난 뒤 3월 23일 이뤄진 개학이 싱가포르 내 코로나 확산의 '변곡점'이 됐다는 지적이 많은 가운데, 싱가포르 정부가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6일 CNA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옹예쿵 교육부장관은 싱가포르 스테이츠 타임스(SST) 페이스북 페이지에 정정 안내문이 게재될 수 있도록 하라고 '온라인상의 거짓과 조작으로부터의 보호법'(Pofma) 사무국에 전날 지시했다.
앞서 SST는 4일 페이스북에서 "옹 장관은 학교 문을 닫는 것을 거부한 뒤 발생한 많은 코로나19 감염에 책임이 있다"면서 "싱가포르 내 학교들이 지난달 3일에야 문을 닫았는데, 이때는 이미 최소 50명의 학생과 교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교육부 산하 학교 내 어떤 학생과 교사도 학교 내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정부는 팩트 체크 사이트인 '팩추얼리'를 통해 지난달 3일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 및 교사는 69명이었다면서, 보건부의 조사에 따르면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3건을 제외하고는 해외여행·가정·사교모임 등 모두 학교가 아닌 곳에서 감염된 사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교육부가 학교를 일찍 닫기로 결정했었다면, 시민들 삶에 심각한 지장을 줬을 것이며 취약한 가정환경의 학생들이 받는 충격은 엄청났을 것"이라면서 "교육부는 학생들을 보호하면서 가능한 한 오래 학교 문을 열었다"면서 개학 결정을 다시 한번 옹호했다.
Pofma는 옹 장관 지시에 따라 SST 운영자인 탄을 상대로 해당 포스트에 '정정 안내문'을 게재하도록 요구했다.
호주에 살면서 SST를 운영하는 탄은 이전에도 Pofma로부터 네 차례나 '정정 공고문' 게시를 요구받았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난해 10월 발효된 '가짜뉴스법'에 따르면 정부 장관들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IT 업체나 해당 SNS 작성자를 상대로 정부가 거짓으로 판단한 뉴스나 글을 삭제토록 명령하거나, 기사 또는 글과 나란히 정정 내용을 실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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