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00만명 이상 국가로는 가장 많아…"확진자 접촉한 모든 사람 검사"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카타르의 인구 대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6일(현지시간) 카타르 보건부에 따르면 5일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7천142명으로, 인구 100만명당으로 따지면 5천973명을 기록했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의 자료를 보면 6일 인구 100만명당 확진자수가 카타르보다 많은 곳은 산마리노, 바티칸, 안도라 공국, 룩셈부르크 4곳이다.
이들이 인구 수만∼수십만 정도의 소국임을 고려하면 인구가 287만명인 카타르는 인구 100만명 이상 국가로는 전 세계에서 인구 대비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이 됐다.
같은 걸프 지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의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가 각각 1천536명, 2천186명인 점과 비교해 봐도 카타르는 눈에 띈다.
카타르의 확진자수는 최근 매우 가파른 흐름으로 증가했다.
3주 전인 지난달 중순 일일 신규 확진자는 300명대였지만 지난달 26일과 27일에는 이틀 연속 900명이 넘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600∼800명대를 기록했고 5일에는 다시 951명으로 높아졌다.
이런 급증세에 대해 국가방역위원회의 압둘라티프 알칼 위원장은 2일 "각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추적해 그와 접촉한 모든 사람을 검사하기 때문"이라며 "다른 나라는 이렇게 하지 않기 때문에 카타르의 확진자 증가가 두드러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사람이 양성으로 판정되면 그가 직장, 거주지에서 접촉한 모든 이의 추적해 증상이 없어도 공격적으로 검사하다 보니 확진자가 늘어났다"라고 덧붙였다.
5일까지 카타르의 인구 100만 명당 검사 건수는 3만8천 건(누적 약 11만건)으로 한국의 세배 정도다. 하루 검사 건수는 지난해 중순 1천건대에서 최근 3천건 안팎으로 증가했다.
카타르 보건부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검사가 진행되면서 한동안 확진자 급증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일일 검사 건수 대비 양성 판정 비율(확진율)을 보면 예상할 수 있다.
확진율은 최근 2주간 20∼30% 대를 유지했고 5일에는 두번째로 높은 32%로 나타났다. 그만큼 지역 사회에 감염이 만연했다는 방증이다.
최근 카타르에서 확인되는 신규 확진자의 대부분은 외국인 이주 근로자라는 게 보건부의 설명이다.
외국인 이주 근로자가 단체 생활하는 거주 지역과 숙소가 전염병 집단 발병지인 이른바 '클러스터'가 된 것이다
카타르는 발병 초기 외국인 이주 근로자 집단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이들이 사는 공업단지의 단체 숙소를 봉쇄했다. 하지만 이후 이곳에 대한 방역과 검사를 소홀히 했다가 집단 감염이 발생하자 이들을 집중적으로 검사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꾼 셈이다.
확진자수가 급증한 데 비해 사망자수는 12명에 그쳐 치명률은 0.07%로 매우 낮다.
카타르의 의료 체계가 견고한 편이고 확진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외국인 이주 근로자의 연령대가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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