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단계적 봉쇄완화 조치 전제…내년 15%로 급반등 예상
기준금리 0.1%로 동결…보유채권 잔액 확대 계속 추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불황에 빠지면서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1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7일(현지시간)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가 6월부터 9월까지 단계적으로 완화된다는 전제하에 이같은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BBC 방송에 따르면 영란은행은 구체적으로 1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2.9% 감소하는 데 이어 2분기에는 무려 25%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영국이 최근 십수년 만에 처음으로 불황(recession)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적으로 2분기 연속으로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면 경기 불황으로 정의된다.
연간으로는 GDP가 14% 줄어 영국 통계청(ONS) 통계가 있는 1949년 이후 유례없는 감소 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영란은행의 재구성 자료에 따르면 이는 1706년 이후 최대 감소폭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에 따른 휴직 및 정리해고 등의 영향으로 올해 평균주간임금은 2% 감소하고, 실업률은 현재 4% 수준에서 9%까지 치솟을 것으로 분석됐다.
물가는 올해 제자리 걸음한 뒤 향후 2년간 영란은행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 못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영란은행은 다만 이같은 수치가 통상의 경제전망이 아니라 여러 가능한 시나리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올해 급격한 위축 이후 영국 경제가 내년 15% 성장률로 급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란은행은 이와 별도로 지난 6일 열린 통화정책위원회(MPC) 5월 정례회의 결과 전체 9명의 위원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 0.1%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란은행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커지자 지난 3월 10일 MPC 특별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0.25%로 전격 인하했다.
이어 불과 열흘도 지나기 전인 같은 달 19일 또다시 특별회의를 개최, 기준금리를 0.25%에서 0.1%로 0.15% 포인트(p) 추가 인하했다.
0.1%는 영국 기준금리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일주일 뒤에 열린 3월 정례회의와 이번 5월 정례회의까지 이후 두 차례 열린 MPC 정례회의에서는 금리를 계속 동결하기로 했다.
MPC는 아울러 국채와 비금융회사채 등 보유채권 잔액을 2천억 파운드(약 302조원) 늘리는 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전체 9명의 위원 중 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영란은행은 그동안 계속 동결해오던 국채(4천350억 파운드)와 비금융회사채(100억 파운드) 등 보유채권 잔액을 지난 3월 19일 특별회의에서 2천억 파운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채와 비금융회사채 잔액을 6천450억 파운드(약 974조원)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날 반대표를 던진 위원 2명은 추가로 보유채권 잔액을 1천억 파운드(약 151조원) 확대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보유채권 잔액 확대는 새로운 유동성을 금융 시스템에 공급하면서 기업 등의 차입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이른바 양적완화 재개의 의미를 지닌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