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에 30억유로(약 4조원)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테파노 파투아넬리 경제개발부 장관은 7일(현지시간) 상원에서 재국유화하기로 한 알리탈리아에 최소 30억유로를 추가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파투아넬리 장관은 "이는 기업 회생을 위한 또 다른 긴급 융자가 아닌, 국적 항공사의 새 출발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알리탈리아의 재국유화 과정에서 고용을 최대한 많이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알리탈리아는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부분의 국제·국내선 운항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항공사 경영진과 노조는 이날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직원 1만1천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천600명을 7개월간 임시 휴직시키기로 합의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이탈리아 정부는 자금난으로 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알리탈리아의 재국유화 방침을 공식 선언했다.
1946년 국영회사로 설립된 알리탈리아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억유로(현재 환율 가치로 약 1조3천203억원)에 민영화됐다.
하지만 저가 항공사와의 출혈 경쟁 등에 따른 경영난으로 2017년 파산 신청을 했고, 이탈리아 정부가 중심이 된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후 천문학적인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며 매각 절차를 진행했으나 끝내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재국유화 쪽으로 선회했다.
이탈리아 정부의 국유화 결정에는 코로나19 사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항공사들이 이탈리아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잇달아 중단하는 상황에서 국적 항공사의 존재 가치와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알리탈리아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정부 소유의 에티하드항공이 지분의 49%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51%는 이탈리아 정부가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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