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미 선물거래소 호가경매장 다시 열릴까

입력 2020-05-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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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미 선물거래소 호가경매장 다시 열릴까
CME그룹 "재개 노력중…트레이더들로부터 건강문제 책임 면제 서명받을 계획"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 시카고 CME그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임시 폐쇄한 호가경매장(Open-Outcry Pits)을 재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경제전문매체 시카고 비즈니스 등에 따르면 CME그룹은 여러 사람이 모여 공개 호가에 의해 선물 거래를 하는 객장을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테리 더피 CM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우리 시장의 특성상 객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방법이 없다. 다른 곳에서 활용될 수 있는 솔루션도 우리 객장에서는 기능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골치 아픈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호가경매장에서는 트레이더들이 북적이는 인파 속에 구두와 손 신호로 거래를 한다. 2000년대 들면서 전자거래가 상당 부분을 대체했으나 아직도 객장 거래는 선물 시장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더피 회장은 "객장이 다시 열리면 전염병 위협은 남아있게 된다. 백신이나 치료법이 개발되기 전에는 계속 위험이 잠재돼있을 것"이라면서 "객장에 입장하는 트레이더와 직원들의 안전을 우리가 충분히 보장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객장을 다시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거래 또는 방문을 위해 객장에 드는 사람들에게 'CME 측에 건강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명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848년 미국 시카고에 세계 최초의 선물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BOT)가 설립되고 상인들이 수급 불균형과 가격 변동에 대비해 시장에 모여 호가 경매로 계약을 맺던 선물 산업의 시대가 저무는 와중에 객장 풍속도마저 크게 변화할 전망이다.
폭스뉴스는 "시카고에 기반을 둔 CME그룹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등 원유 선물까지 취급하는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라며 지난 3월 의학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코로나19 확산 원인이 될 수 있는 대규모 모임을 중단하기 위해 미국 내 거래소 가운데 처음으로 객장 문을 닫고 모든 거래를 전자시스템으로 잠정 이전했다"고 전했다.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는 지난 3월 21일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자택대피령을 발령하고 이달 말까지 재연장한 상태이며, 백신 또는 치료법 개발 이전에는 50명 이상의 모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CME그룹은 시카고상품거래소와 '시카고상업거래소'(CME·1898)의 합병(2007)으로 출범했으며 2008년 뉴욕상업거래소(NYMEX)를, 2012년 캔자스시티상품거래소(KCBT)를 각각 인수했다.
이들은 2013년 유럽파생상품거래소 'CME유럽'을 설립하면서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으며 2013년부터는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위안화 거래를, 2017년부터는 암호화폐 비트코인 거래를 각각 시작했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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