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N95 마스크, 미세먼지 여과율 95%에 못 미쳐"
'긴급 사용 승인' 내줬던 중국산 86종 중 72종 승인 취소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 당국이 품질이 조악한 중국산 N95 마스크 승인을 대거 취소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하자 중국산 N95 마스크 86종에 대한 '긴급 사용 승인'을 내줬다.
의료진이 사용하는 N95 마스크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1.0㎛ 이상 크기 미세입자의 95% 이상을 걸러낼 수 있어야 하며, 보통 마스크와는 기능적으로 차별화된 '호흡기'에 속한다.
이에 N95 마스크 승인은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지난달 미국 내 의료진의 마스크 부족 사태가 심각했기에 FDA는 긴급 사용 승인을 통해 중국산 N95 마스크를 대거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원래 N95 마스크는 미국 산업안전보건연구원(NIOSH)의 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FDA는 긴박한 상황을 고려해 중국이 아닌 제3국이나 독립된 검사기관의 승인을 받은 마스크를 수입할 수 있도록 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수입된 중국산 N95 마스크의 품질 문제가 심각해 의료진이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FDA는 긴급 사용 승인을 내줬던 중국산 N95 마스크 86종 중 무려 72종에 대한 승인을 취소했다.
FDA는 이들 중국산 N95 마스크의 미세입자 여과율이 95%에 못 미친다면서 "우리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호흡기 제품(N95 마스크)에 대해 무작위 추출을 통한 샘플 검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산 N95 마스크는 의료용이 아닌 일반인은 쓸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마스크의 품질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캐나다 보건 당국은 중국에서 수입한 KN95 의료용 마스크 100만여 개의 품질이 연방 기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해 의료진이 이를 사용하지 않도록 했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 정부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에서 수입한 마스크가 품질 기준에 미달한다며 마스크 60만 개를 전량 리콜 조치했다.
홍콩 언론은 공장 내에 먼지가 가득하고 종업원이 마스크나 장갑조차 끼지 않은 채 마스크를 생산하는 중국 내 실태를 전하면서 중국 의료물품 제조업체의 위생관리 수준이 엉망이라고 보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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