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러시아 스캔들' 트럼프측근 기소 취하…비판 이어져

입력 2020-05-08 15:47  

미 법무부, '러시아 스캔들' 트럼프측근 기소 취하…비판 이어져
트럼프 "플린은 무고…오바마 정부 출신의 표적 수사" 즉각 환영
펠로시 ""법무장관 정치적 결정에 한계 없어"…NYT "플린, 두번이나 유죄 인정"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 법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당시 허위 진술 혐의로 기소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기소를 취하하기로 했다고 AP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플린 전 보좌관은 연방수사국(FBI)에 허위 진술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지만, FBI가 함정 수사를 통해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역공을 펼쳐왔다.



육군 중장 출신인 플린은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다. 그는 2016년 12월 보좌관 내정자 신분으로 세르게이 키슬라크 당시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해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가한 대(對)러시아 제재 해제를 논의한 사실이 들통나 취임 24일 만에 낙마했다.
이와 관련,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에 대해 FBI가 2017년 1월 조사할 때 플린은 러시아와 제재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한 사실이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에서 드러나 기소됐다.
그는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하다 유죄를 인정한 후 감형 협상을 벌여왔었다.
법무부는 법원에 제출한 기소 취하서에서 "새로 밝혀진 정보와 자료를 근거로 볼 때 플린 전 보좌관이 주미 러시아 대사를 접촉한 것은 적법한 것이기 때문에 FBI의 수사는 부적절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플린 기소를 초법적 조치라고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부의 조치를 즉각 환영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은 무고한 사람"이라며 "이는 오바마 정부 출신 인사들의 표적 수사로서, 반역이며 분명 지금까지 해 온 일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것 아니냐는 민주당의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범죄 사건을 다루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앞서 바 장관은 지난 2월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로저 스톤에 대한 검찰 구형도 낮추라고 지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바 장관의 정치적 결정에는 한계도 없는 것 같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하기 위해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기소를 취하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수사해오던 로버트 뮬러 특검팀 소속의 브랜든 반 그랙 검사가 법무부의 발표 직전 사임한 것 역시 이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언론도 비판에 가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설을 통해 "마이클 플린이 두번이나 유죄를 인정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조차도 플린이 FBI에 거짓 거짓말을 했다고 말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 법무부 감찰관이 오늘을 '법무부 역사의 암울한 날'이라고 말했는데 그가 옳았다"고 밝혔다.
CNN은 "트럼프가 '플린 드라마'에서 사실보다 정치적 목표를 우선시 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3년 동안 자신의 정치적 입지나 개인적 목표에 위협이 되는 사실에 대해서는 불신하거나 없는 일로 치부해버림으로써 피해 나갔다고 지적했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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