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 10월까지 공개활동 중단…68년 재임기 최장공백"

입력 2020-05-10 17:36  

"영국 여왕 10월까지 공개활동 중단…68년 재임기 최장공백"
더타임스 보도…코로나19 확산에 고령자 위험 고려해 윈저성 칩거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엘리자베스 2세(94) 영국 여왕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 공개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영국 런던 근처 윈저성에 무기한 칩거할 예정이다.
왕실 소식통은 "여왕이 자신의 연령대에 대한 충고에 어긋나는 행동을 일절 하지 않고 모든 적합한 조언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10월이 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타임스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이 같은 외부활동 중단은 1952년 즉위 후 68년 만의 최장 공백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 가을 무렵까지 엘리자베스 여왕의 행사 일정은 취소되지는 않았으나 모두 보류됐다.
오는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의 공식방문 계획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런던에 있는 버킹엄궁은 1993년부터 여름마다 대중에 공개돼 50만명 정도씩 방문하곤 했는데 올해는 27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지 않는다.
버킹엄궁에서 열리는 군기분열식, 가든파티, 훈장 수여식과 같은 행사는 일찌감치 취소됐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통상 5월에 원저궁에서 버킹엄궁으로 돌아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다가 7월에는 발모랄성으로 여름 휴가를 간다.
왕실 보좌진은 엘리자베스 여왕이 올해는 이런 전통을 깨고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될 때까지 공개활동을 자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일정 차질은 본인의 신조에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신뢰를 얻으려면 모습을 내비쳐야 한다는 지론을 과거에 밝힌 바 있다.
여왕은 영국에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에도 특별 대국민연설을 위해 TV 방송에 두 차례 나섰다. 지난달 여왕 연설은 2천400만명이 시청할 정도였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최근 공개활동은 지난 3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코먼웰스(영국연방) 예배였다.
그는 다음달에 99세가 되는 고령의 남편인 에든버러 공작(필립공)과 함께 지난 3월 19일부터 윈저성에 격리됐다.
그러나 여왕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세계 정상들과 정기적으로 전화나 화상통화를 통해 접촉하는 등 내부 업무는 계속해왔다.
왕실 소식통은 "여왕이 몇 달 사이에 런던으로 돌아와도 된다는 조언이 나온다면 돌아올 수도 있겠으나 그전까지는 국가를 위해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이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왕실 소식통은 "한동안 여왕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특히 올해 (코로나19의) 2차 유행의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누구도 그 위험을 떠안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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