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러 대변인 양성 판정 후 일부언론 '펜스 격리' 보도…백악관 공식 진화
펜스와 보건수장들 현재까지 '음성'…백악관, 직원들에게 마스크 착용 지시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우려로 자가격리에 들어갔다는 일부 미 언론 보도가 이어진 가운데 부통령실이 그가 격리조치 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 부통령실 대변인 데빈 오말리는 10일(현지시간) "펜스 부통령은 백악관 의료팀의 조언을 계속해서 따를 것이며, 격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방송과 AFP통신이 보도했다.
오말리 대변인은 펜스 부통령이 매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고 있다면서 12일 백악관에 출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표는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의 수장들이 양성 판정자와 접촉한 이후 자가격리될 것이라는 보도와 함께 백악관이 주지사들에게 그들의 주를 재개방하라고 촉구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등 일부 언론은 펜스 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자와의 접촉을 이유로 출근하지 않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펜스 부통령이 지난 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군 수뇌부 간 회의에 불참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백악관이 공식적으로 펜스 부통령이 자가 격리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인사의 잇따른 코로나19 양성 판정으로 백악관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AP통신은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건물 중 하나인 (백악관에서) 조차도 바이러스로부터 면역되지 않는다는 점을 극명하게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인 케이티 밀러는 지난 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의 남편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스티븐 밀러 선임보좌관이다.
밀러 대변인의 양성 판정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시중을 드는 파견 군인이 양성 판정을 받은 데 이어 나온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또 식품의약국(FDA)의 스티브 한 국장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버트 레드필드 국장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인물과 밀접 접촉한 이유로 지난 9일 2주간의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미국의 대표적인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 역시 양성 판정을 받은 백악관 직원과 낮은 위험도의 접촉으로 '완화된' 자가격리에 들어간 상태다.
이들은 펜스 부통령이 이끄는 백악관 TF 멤버들로, 밀러 대변인은 TF 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 미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접촉자 모두 현재까지는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고 있으며 코로나19 검사 및 체온 점검 등의 조치를 강화한 상태다.
펜스 부통령은 자발적으로 노출을 자제하고 있고, 양성 판정자와의 접촉 이후 검사에서 음성을 반복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한 국장과 레드필드 국장, 파우치 소장은 12일 상원에서의 증언이 예정돼 있지만, 격리 조치로 인해 출석이 아닌 비디오 콘퍼런스로 증언할 것으로 전해졌다.
밀러 대변인은 이날 트위터에 "잘 지내고 있다"며 일터로 돌아가길 고대한다고 밝혔다고 AP는 전했다.
한 당국자는 백악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의전을 강화하면서도 각 주에는 재개를 언급하는 모순되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어 극도로 민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