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이 인수 거부"…두 환자가 한 병상 공유하기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뭄바이의 한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옆에 시신들이 방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도는 의료 인프라가 부실한 것으로 악명 높은 나라인데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의료 서비스의 질이 더욱 나빠진 것이다.
뭄바이가 속한 마하라슈트라주의 주의원인 니테시 라네는 지난 6일 뭄바이 시영 시온 병원의 상황이라며 관련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영상을 살펴보면 검정 비닐에 쌓인 시신이 곳곳의 병상에 놓인 가운데 바로 옆 침대에서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거나 잠을 자고 있었다. 영상에 찍힌 시신만 7구 이상이었다.
코로나19 환자가 사망하면 30분 내에 병실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져야 하지만 그대로 방치된 것이다.
라네는 "무슨 관리가 이런 식이냐"며 "매우 수치스럽다"고 지적했다.
인도의 네티즌들도 "이런 환경에서 환자들이 어떻게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겠느냐"며 한탄했다.
시온 병원의 프라모드 인갈레 학과장은 PTI통신에 "유족들이 코로나19로 숨진 가족의 시신 인수를 거부하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영안실도 자리가 모자란 상태라 옮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신은 치워졌고 관련 문제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커지자 병원 당국은 인갈레 학과장을 보직 해임하고 라메시 바르말을 새 학과장으로 임명했다.
바르말 학과장은 "가족이 시신을 가져가지 않을 경우 안전하게 장례를 치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고 보호 장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런 상황은 시온 병원에 이어 뭄바이의 KEM 병원에서도 발생했다.
특히 KEM 병원은 환자, 가족, 의료진으로 바글바글한 가운데 코로나19 감염 의심자는 독립된 공간에서 치료받지도 못했다. 심지어 환자 두 명이 한 병상을 나누어 쓰는 경우도 발견됐다.
이처럼 병상이 모자라다 보니 뭄바이에서는 감염 의심자의 경우에도 입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경제 수도'라고 불리는 뭄바이는 이번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곳으로 꼽힌다.
뭄바이에만 11일 현재 1만3천500명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뭄바이를 포함한 마하라슈트라주의 누적 확진자는 2만2천171명으로 인도 전체(6만7천152명)의 3분의1 가량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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