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 "투자자 이익 보호 조치"
투자자 200여명 추가 소송 준비…소송 규모 커질 듯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곽민서 기자 = 삼성자산운용이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방식을 변경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투자자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투자자 2명이 지난달 27일 자사를 상대로 KODEX(코덱스) WTI 원유선물(H) ETF 운용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법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투자자들은 삼성자산운용이 임의로 ETF 구성 종목을 변경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왔다.
당초 WTI 원유선물 6월물 위주로 구성돼 있었던 ETF에 7·8·9월물을 사전 공지 없이 편입해 피해를 봤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주장이다.
투자자들의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강남은 "코덱스 WTI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S&P GSCI Crude Oil Index Excess Return)가 40% 급등하는 동안 ETF는 약 4%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출렁이던 지난달 23일 WTI 선물 6월물의 가격은 41.4% 급등했으나 같은 날 코덱스 WTI 원유선물 ETF는 4.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삼성자산운용은 이 같은 투자자들의 주장을 '착시 효과'라고 반박했다.
하루 전인 지난달 22일 WTI 선물 6월물 가격이 48.6% 하락하는 동안 코덱스 WTI 원유선물 ETF 가격은 한국거래소의 가격제한폭 규정 때문에 30% 하락하는 데 그쳤기 때문에 이틀 동안의 누적 수익률은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은 "23일 하루만 놓고 보면 ETF의 수익률이 6월 선물 가격 상승 폭보다 37%포인트 낮지만, 22∼23일 이틀 동안의 상승률을 비교하면 ETF가 오히려 0.4%포인트 높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펀드 구성 변경은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으며 운용회사 재량에 따라 변경할 수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WTI 원유선물 가격이 출렁이는 상황이었고 6월물 가격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 투자자들이 전액 손실을 볼 우려가 있어 자산을 분산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우려하던 대로 WTI 원유선물 6월물 정산가(종가)가 마이너스가 됐다면 ETF의 거래 중단과 상장 폐지로 이어져 손실은 회복 불가능한 상황이 됐을 것"이라며 "선량한 관리자로서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적절한 안정 조치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법인 정한도 별도로 소송인을 모집하고 있어 이달 중으로 추가 소송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정한에 소송 의사를 밝힌 투자자만 200여 명에 달해 소송 규모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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