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니 대통령 "방어 대신 공격" 명령…평화 구축 차질 우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이 수도 카불에서 신생아까지 사망한 '병원 테러'가 발생하자 탈레반 등 반군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기로 했다.
아프간 정부군은 지난 2월 미국-탈레반 간 평화 합의 이후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방어에만 치중한 상태였다.
13일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을 통해 "모든 치안 병력에 방어 태세를 끝내고 적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혔다.
가니 대통령의 명령은 전날 카불과 동부 낭가르하르주에서 테러 공격이 잇따라 발생한 직후 나왔다.
카불에서는 무장 괴한이 '국경없는의사회'(MSF) 관련 병원 건물을 공격해 신생아 2명과 산모 등 16명이 숨졌고, 낭가르하르주에서는 장례식장에서 자살폭탄테러가 발생해 24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가니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공격을 목격했다"며 물론 이들에 의한 다른 공격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를 지키고 국민과 시설을 보호하면서 테러 집단의 공격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공격 작전 개재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12일 두 테러와 관련해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탈레반은 두 공격 모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 등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하기로 함에 따라 미국이 추진하는 현지 평화 구축 노력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평화 합의를 통해 아프간에 파병된 미군 등 국제동맹군을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했다.
대신 탈레반은 아프간이 극단주의 무장조직의 활동 무대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포로 교환 문제, 아프간 정부 내 분열 등으로 인해 탈레반과 정부 측 대화는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 아프간 국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퍼지면서 더욱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계 서비스 사이트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아프간에는 13일 오전 현재 4천963명(사망자 127명)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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