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펀드·배터리펀드 청산된 듯…한진칼과 경영권 분쟁 KCGI는 운용 규모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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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 조카인 조범동씨가 총괄대표로 있던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운용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가 조 전 장관 가족이 투자한 펀드 하나만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코링크PE가 운용하던 또 다른 2개 펀드는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링크PE가 운용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는 지난 3월 말 기준 '블루코어밸류업1호(블루펀드)' 하나뿐이다.
지난 2016년 7월 설립된 블루펀드는 조 전 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두 자녀가 투자한 펀드다.
투자자들이 펀드에 출자하기로 약속한 출자약정액은 100억1천만원이다.
조 전 장관 가족은 블루펀드에 74억5천500만원 출자를 약정했지만 실제로는 10억5천만원만 투자했다. 두 자녀는 블루펀드에 각 3억5천500만원 출자를 약정했지만 실제 투자액은 각 5천만원에 그쳤다. PEF 최소 투자약정액이 3억원이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코링크PE가 운용하던 PEF 목록에 포함됐던 '그린코어밸류업1호(그린펀드)'와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배터리펀드)'는 이번 3월 말 기준 리스트에서 삭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통 PEF는 약관에 존속기한이 적혀있고 4~5년 정도 지나 설립 목적을 달성하게 되면 청산하는 절차를 밟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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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는 기업 지분을 사들여 경영에 개입하거나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지분을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다.
그린펀드는 2017년 8월 설립됐고 배터리펀드는 2017년 10월 설립됐다. 출자약정액은 그린펀드 61억1천만원, 배터리펀드 80억1천만원이다.
블루펀드보다 먼저 설립된 두 펀드가 먼저 청산된 것은 설립 목적을 달성했기보다는 조 전 장관 가족 투자 관련 이슈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펀드는 코링크PE가 영어교육 사업을 하던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을 인수하기 위해 자금을 조성한 통로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코링크PE는 배터리펀드를 통해 WFM에 투자해 2017년 10월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또 블루펀드를 통해 가로등 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에 투자하고 합병·우회상장 등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2018년 12월부터 7개월간 WFM에서 영어교육 관련 자문료 명목으로 1천400만원을 받았고 이를 두고 허위 자문료인지 정당한 컨설팅 비용인지 법정 공방도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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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링크PE와 달리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KCGI는 확장세를 이어갔다.
지난 3월 말 현재 KCGI의 PEF는 총 10개로 올해 들어 1개 늘었고 총 출자약정액은 4천711억5천만원으로 465억1천만원 증가했다.
KCGI가 지난 1월 PEF 'KCGI제1호의6'(출자약정액 465억1천만원)를 새로 설립한 것이다.
KCGI는 2018년 8월 'KCGI제1호'(출자약정액 1천597억원)를 처음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모두 3개, 2019년 6개 PEF를 각각 설립했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및 반도건설과 연합 전선을 구축해 한진칼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며 더욱 부각된 곳이다.
올해 3월 말 현재 코링크PE가 운용하는 블루펀드와 KCGI의 10개 펀드를 비롯해 전체 PEF 수는 761개로 사상 최대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40개 증가한 것이다.
출자약정액은 88조4천679억원으로 올해 들어 4조2천억원(5.0%) 늘었다.
사모펀드는 PEF와 전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인 헤지펀드 2가지로 나뉜다. 지난해 환매가 중단돼 문제가 불거진 라임자산운용 펀드 등이 헤지펀드이고 조 전 장관 가족이 투자한 펀드가 PEF이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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