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출퇴근·야외활동 완화 첫날…엇갈린 지침에 혼란 여전

입력 2020-05-13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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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출퇴근·야외활동 완화 첫날…엇갈린 지침에 혼란 여전
대중교통 이용 증가…일부에선 '사회적 거리 두기' 못 지켜
영국서 잉글랜드만 봉쇄조치 완화…자치정부와 갈등 확대 가능성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잉글랜드 지역이 13일(현지시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조치의 단계적 완화에 돌입했다.
그러나 명확하지 않은 정부 지침과 준비 부족 때문에 봉쇄조치 완화 첫날 곳곳에서 혼란이 발생했다.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10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7월까지 3단계에 걸쳐 봉쇄조치의 단계적인 완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가장 먼저 이날부터 시작하는 1단계 계획에 따라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경우 출퇴근이 장려되며, 무제한적인 야외 운동이나 공원에서의 일광욕 등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봉쇄조치 기간에 비해 많은 승객이 이날 런던의 지하철과 버스 등을 이용하고, 도로의 차량도 부쩍 늘어났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지하철역에서 몇몇 승객이 얼굴 가리개를 했지만, 대부분은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런던교통공사는 오전 6시 지하철 운행 시간에 맞춘 이용객이 지난주 같은 시간 대비 8.7%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하철 등에서 2m 이상 '사회적 거리 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이용객들은 토로했다.
그랜트 섑스 교통부 장관은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능한 한 걷기나 자전거를 이용해 일터로 돌아갈 것을 권고했다.
그는 "사람들은 현명하게 판단해 대중교통에 몰려들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런던이나 다른 곳에서 대중교통이 붐비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지하철과 기차 운행 횟수 등을 확대하는 방안을 런던교통공사 등과 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잉글랜드 지역에서는 차를 몰고 지역 간 이동이 가능해졌으며, 가족 구성원들과 함께 테니스나 골프 등의 야외 스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일부 골프장 등은 이날부터 예약이 꽉 찬 상태라고 AFP 통신은 전했다.
여전히 정부 지침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소부와 아이 돌보미 등이 집을 방문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다른 집에 사는 가족을 만나는 것이 여전히 금지된 것이 대표적이다.
봉쇄완화 조치는 잉글랜드에서만 시작됐을 뿐,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웨일스 자치정부는 여전히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당부하고 있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다시 일터로 복귀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며, 중앙 정부의 출구전략을 비판했다.
영국에서는 봉쇄조치 적용 및 완화 여부가 각 자치정부의 권한이다.
이에 따라 영국을 구성하는 4개 왕국의 분열과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무직 등은 여전히 재택근무가 가능한 만큼 이번 봉쇄조치 완화로 일터에 나가야 하는 제조업과 건설업의 저임금 저숙련 노동자들만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GMB 노동조합의 존 필립스 사무총장은 "정부는 봉쇄조치의 끝이 없다면서도 사람들에게 다시 일터로 복귀하라는 엇갈리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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