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언론들 "프랑스산 미사일 교란장치 발사기 구입 추진"
중국 "양국관계 훼손 피하려면 계약 파기하라" 프랑스에 요구
프랑스 외무부 "코로나19와의 싸움에 힘 모을 때"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대만이 프랑스로부터 무기 수입을 추진하는 것에 중국이 강하게 항의하자 프랑스 정부가 "코로나19와의 싸움에 모두가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외무부는 "우리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계속 존중하며 팬데믹(세계적 유행병)과의 싸움에 모든 노력을 함께 기울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대만과 맺은 계약 사항을 존중하며 1994년 이후 이런 입장은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다소 모호하게 들리지만, 중국의 비난에 정면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건에 대해서도 응답을 회피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대만군은 프랑스의 방산기업 DCI로부터 8억 대만달러(328억원 상당) 규모의 다게(DAGAIE) 미사일 교란장치 발사기 구매를 추진 중이다.
이 발사기는 대만이 1991년 프랑스로부터 사들인 6척의 라파예트급 호위함(프리깃함)에 장착하기 위한 것으로, 적이 미사일 공격을 가해오면 교란 장치를 발사해 공격을 회피하는 방어무기다.
중국 정부는 프랑스에 중국과의 관계를 해치기 싫다면 대만과의 계약을 취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전날 "우리는 대만과의 모든 무기판매나 군사 교류에 반대한다"면서 "프랑스에 대만으로의 무기 수출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며 프랑스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는 입장을 AFP 통신에 보냈다.
그러면서 이번 계약이 중국과 프랑스의 양자 관계를 해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만은 대부분 미국산 무기를 사용하지만, 프랑스로부터 1991년 6척의 라파예트급 호위함을, 1992년에는 미라주 전투기 60대를 구입한 적이 있다.
당시 중국이 프랑스에 강하게 항의하면서 양국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했고, 프랑스는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1994년 중단했다.
프랑스는 샤를 드골 대통령 재임 때인 1964년 미국과는 다른 노선의 독자 외교를 추진하면서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대만과는 단교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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