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코로나19 검사 받기로…트럼프 겨냥 "나는 마스크 쓴다"
美 70대 대통령·야당 대선후보 '건강경호' 비상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조만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로 했다.
이와 함께 델라웨어 자택에 출입하는 모든 인사를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이른바 '백악관 벤치마킹'인 셈이다.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70대 대통령과 야당 대선후보의 바이러스 노출 차단 문제가 대선 국면에서 양측의 '중대 임무'로 부상한 상황이다. 미국 나이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3세, 바이든 전 부통령은 77세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배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조만간 자신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될 수 있다면서 자신의 자택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되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나는 매일 아침 공중보건 관계자들로부터 한 시간씩 브리핑을 받는다"며 "그들은 나에게 백악관이 하는 방식으로 내가 움직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누구든 (집에) 들어오는 사람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과 내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 검사를 받지 않았다"며 "이게 현재 진행 중인 상황이다. 앞으로 어떻게 굴러가는지 보자"고 덧붙였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날 애리조나 피닉스에 기반을 둔 KTVK 방송 인터뷰에서도 참모들이 관련 가이드라인을 준비 중이라며 검사 문제 등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코로나19 사태로 선거 운동이 올스톱되면서 델라웨어 자택을 대선 캠페인의 베이스캠프로 삼아 왔다. 일일 화상 언론 브리핑 등 주요 활동도 이곳에서 진행돼 왔다.
앞서 백악관은 잇단 확진자 발생으로 백악관내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고조되자 지난 11일 백악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대면 접촉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웨스트윙(서관·대통령 집무동) 출입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배포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날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델라웨어주에서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자택과 마당에 머물고 있으며 마스크도 자주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에게 배치된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경우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자신의 재택을 드나드는 모든 사람은 고무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마스크를 자주 착용하고 있다고 언급한 대목은 은근히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하려는 차원도 깔려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의 지침에도 불구, 계속 공식 석상에 마스크 미착용 상태로 나타나는 등 '나홀로 노(no) 마스크'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15일 화상 타운홀 행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한 것을 두고 "나는 그가 그만 말하고 과학자들로 하여금 말하게 하길 바란다"며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내 집 마당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비밀경호국 요원들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책임감을 가질 의무가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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