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만에 처음으로 하루 1만명 이하"…누적 확진자 세계3위 규모
당국 "증가 속도 저지하는데 성공"…모스크바 등 자가격리 계속 유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4일(현지시간) 25만명을 넘어섰다.
11일째 1만명 이상을 기록했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 2일 이후 처음으로 1만명 이하로 떨어져 증가세는 다소 수그러들었다.
현재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는 미국과 스페인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기관은 러시아 확진자 수를 스페인보다 많은 세계 2위로 집계했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 유입·확산방지 대책본부는 이날 "지난 하루 동안 모스크바를 포함한 전국 84개 지역에서 9천974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면서 "누적 확진자는 25만2천24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하루 확진자 증가율은 4.1%로 전날의 4.3%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수도 모스크바에서만 4천712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누적 감염자가 13만716명으로 늘어났다.
이밖에 모스크바 외곽 모스크바주에서 918명,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460명, 중부 니줴고로드주에서 238명 등의 신규 확진자가 보고됐다.
또 이날 일부 지역의 누적 확진자가 1천명대에 들어서면서 전국 85개 연방주체(지자체) 가운데 감염자가 1천명을 넘는 지역이 37개 지역에서 44개 지역으로 불어났다.
전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동안 93명이 추가되면서 2천305명으로 늘었다.
모스크바에서만 하루 동안 58명이 추가 사망해 누적 사망자가 1천290명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인 0.9%대에 머물렀다.
정부 대책본부는 지금까지 확진자 중 5만3천530명이 완치됐다면서, 지난 하루 동안에만 5천527명이 퇴원했다고 전했다. 전체 감염자의 21%가 완치된 것이다.
검진 검사 건수는 하루 동안 12만 건을 기록해 전체 검사 건수는 610만 건으로 늘었다.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현지 보건당국이 대규모 검진 검사를 하면서 계속해 대폭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일 1만633명으로 1만명 선을 처음 넘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지속해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오다 지난 7일(1만1천231명)·10일(1만1천12명)·11일(1만1천656명) 사흘 동안 1만1천명대로 증가한 뒤 전날 다시 1만명 대로 내려왔다가 이날 1만명대 이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현황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 수는 이날 오후 현재 미국(143만7천831명), 스페인(27만2천646명)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집계에 따르면 스페인의 누적 확진자는 22만8천691명으로 러시아나 영국(23만4천431명)보다 오히려 적다.
러시아의 누적 확진자가 미국(139만5천265명)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라는 집계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코로나19 증가세가 한동안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러시아의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 청장 안나 포포바는 이날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일단 코로나19 발병률 증가 속도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벌써 11일 동안 증가 속도가 아주 느리다"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하지만 대규모 신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 대다수 지역의 방역 제한 조치는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 등 감염자가 집중된 지역들은 주민 자가격리와 쇼핑몰·카페·식당 폐쇄 등의 제한 조치를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고사 위기를 고려해 6주 정도 이어진 전체 근로자 유급휴무 조치를 12일부터 해제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주지사 등 지역 정부 수장들이 각 지역 사정에 맞게 제한 조치를 완화·유지하거나 심지어 강화하는 결정을 책임 있게 내리라고 주문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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