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가폭은 6주연속 줄어 300만건 밑으로…여전히 역대최고 수준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의 '실업 쓰나미'가 8주 연속 이어졌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5월3~9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98만1천건을 기록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50만건)를 웃돌았다.
미 언론들은 최근 8주간 코로나19 사태로 약 3천65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폭증은 3월 셋째 주(330만건)부터 본격화됐다.
이후 같은 달 넷째 주에는 687만건까지 치솟은 뒤 이후 661만건(3월 29일~4월 4일), 524만건(4월 5~11일), 444만건(4월 12~18일), 384만건(4월 19~25일), 317만6천건(4월 26일~5월 2일) 등을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4월 26일~5월 2일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를 당초 316만9천건에서 7천건 많은 317만6천건으로 상향 조정했다.
청구 건수는 6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300만건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유례없는 수준으로 큰 규모다.
일부 주의 부분적인 경제 정상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충격이 지속되면서 이 같은 추세는 적어도 당분간은 이어질 전망이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전날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주최 화상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어떤 시기보다도 심각한 침체에 직면했다면서 "심각한 경기하강 위험이 있다. 깊고 긴 충격은 경제 생산 능력에 지속적인 충격을 가할 수 있다. 저성장과 소득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일자리 감소는 다른 고용지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8일 미 노동부는 4월 비농업 일자리가 2천50만개 줄고, 같은 달 실업률은 14.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 언론들은 4월 실업률은 월간 기준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일자리 감소는 대공황 이후 최대폭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도 -4.8%(연율)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2.1% 성장에서 코로나19 충격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1.1%를 기록했던 지난 2014년 1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자 -8.4%를 기록했던 2008년 4분기 이후 최악의 성장률이다.
최근 8주 연속 주당 수백만건을 기록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미 노동부가 이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노동시장에 본격적인 충격을 미치기 전인 지난 3월 초까지만 해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22만건 수준이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최고기록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2년 10월의 69만5천건이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65만건까지 늘어난 바 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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