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언급 없이 '어머니날 특사' 명목…정치범 포함 안 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5명뿐이라고 주장하는 중미 니카라과가 코로나19 언급 없이 교도소 수감자들을 무더기로 석방했다.
14일(현지시간) AP·AFP통신에 따르면 니카라과 정부는 전날 전국 교도소 수감자 2천815명을 가택연금을 조건으로 석방했다.
니카라과는 오는 5월 30일인 어머니날을 맞아 석방하는 것이라며, 만성질환이 있는 고령 수감자도 석방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이 교도소 내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우려해 수감자들을 무더기로 석방한 바 있는데 니카라과는 코로나19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니카라과 정부가 밝힌 코로나19 확진자는 25명, 사망자는 8명이다. 중남미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수치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정부는 확진자가 모두 해외 유입과 관련된 것으로, 지역사회 감염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번 수감자 대규모 석방은 이미 교도소 내에도 코로나19가 퍼졌을 것이라는 의혹을 낳고 있다.
실제로 지난 12일 한 수감자가 호흡기 증상을 보이다 수도 마나과의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AP는 전했다. 이 수감자는 곧바로 매장됐다.
앞서 AP통신은 니카라과에서 코로나19와 유사한 증상으로 사망한 이들을 유족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재빨리 매장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에 석방된 이들 중엔 정치범들은 포함되지 않았다.
오르테가 정부는 2018년부터 시작된 반(反)정부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시위대를 무더기로 잡아들였는데 이중 90명 가까이가 아직 수감돼 있다.
요나르키 마르티네스 변호사는 정치범 중 최소 26명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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