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이동·고가요금·제휴카드사용' 충족못하면 '0원폰'없다

입력 2020-05-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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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고가요금·제휴카드사용' 충족못하면 '0원폰'없다
이통3사 "5G 투자 비용 증가로 공짜폰 지원 어려워"
업계 관계자 "단말 가격 매번 다르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최근 스마트폰 유통 대리점과 온라인 채널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말은 '0원폰'이다. 공짜라는 말이어서 소비자 처지에서는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공짜폰은 삼성전자[005930]가 불을 댕겼다. 플래그십으로 내세운 갤럭시 S20 시리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판매 부진을 겪자 이동통신 3사와 손잡고 갤럭시 S20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올려 판촉에 나서면서다.
이에 한때 갤럭시 S20의 전작 갤럭시 S10 시리즈에도 리베이트(판매장려금)가 붙으면서 갤럭시 S10 시리즈가 '0원'에 팔렸다.
갤럭시 S20 시리즈도 20만∼30만원 선에 팔렸다.

그러나 '공짜폰은 없다'는 게 업계의 공식적 설명이다. 업계 관례로는 이통사가 유통망에 판매장려금을 뿌리고 대리점은 이를 불법 보조금으로 지원해 고객을 유치한다.
그러나 대다수 대리점은 스마트폰 판매에 전제 조건을 붙인다. 일부 대리점에서 공짜폰이라고 홍보하지만, 소비자가 이런 까다로운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하면 할인을 받지 못한다.
일단 할인을 받으려면 통상 통신사를 옮기는 '번호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가족과 같은 통신사에 가입해 결합할인을 받는 이용자라면 통신사를 옮기기가 쉽지 않다.
최소 6개월간 고가의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도 한다. 6개월이 지나도 고객이 원하는 요금제를 선택할 수 없고, 일정 금액 이상의 요금제를 사용해야 한다.
통신사와 카드사 간의 제휴 신용카드를 2년간 써야 하는 조건도 있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단말 가격 할인을 받으려면 특정 제휴카드를 사용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고객은 2년간 매달 최소 40만원가량을 해당 카드로 결제하는 조건으로 단말 가격 36만원을 할인받는다.
한 대리점 관계자는 "한 번 리베이트 요금이 나오면 1주일 정도는 단말 가격이 고정되지만, 그다음 주에는 가격이 바뀔 수도 있다"며 "설령 싼 가격으로 계약을 맺어도 개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공짜폰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에는 이통3사가 판매장려금을 풍부하게 지원하지 못하는 점도 있다. 이통3사와 SK브로드밴드 등 통신업계는 올 상반기 중 5G 통신 분야에 약 4조를 투자하기로 해 소위 공짜폰을 지원할 여력이 안 된다. 코로나19 악재도 겹쳐 마케팅 비용에 돈을 풀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을 위반한 통신업체에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도 공짜폰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지난해 4∼8월 리베이트를 지원한 이통3사에 이달 말 과징금을 매길 예정이다.
업계에서 서로 리베이트 지원에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5월 연휴 전후로 시장이 한때 과열됐다가 지금은 잠잠해진 상태"라며 "코로나로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고, 방통위의 규제 결과가 곧 나올 것으로 보여 당분간 시장이 재가열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jung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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