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매판매 16.4%↓·산업생산 11.2%↓…통계 작성 이후 최대폭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지난달 미국 경제에 불어닥친 역대급 충격파를 보여주는 지표가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 전역의 경제활동이 멈춰선 결과다.
미 상무부는 4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6.4% 줄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3월에 8.3% 감소했다가, 4월에 들어서면서 더 가파르게 위축된 것이다.
감소폭은 전문가들의 예상치(-12.3%)를 웃도는 것으로, 지난 1992년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로 최대폭이다.
온라인 쇼핑을 제외한 모든 분야의 소매판매가 줄었다. 외식과 쇼핑을 비롯해 미국인들의 소비가 사실상 멈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는 미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 '버팀목'으로 꼽힌다.
산업생산도 역대 최대폭 감소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1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의 관련 통계가 집계된 101년 역사상 최대 감소폭이다. 산업생산은 3월 4.5% 감소한 바 있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도 13.7% 급감했다.
연준은 4월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미 전역의 경제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다고 진단한 바 있다.
역대급 경제지표 악화는 소비·생산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이다.
미 노동부가 집계하는 4월 비농업 일자리는 무려 2천50만개 감소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로 최대 감소폭이다.
4월 실업률은 전달의 4.4%에서 14.7%로 10%포인트 이상 치솟았다.
주택시장도 얼어붙었다. 3월에 8.5% 급감한 기존주택 판매는 4월에는 한층 가파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지표가 곤두박질하면서 디플레이션(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하는 현상)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3월에 마이너스(-0.4%)로 돌아섰다가 4월에는 -0.8%로 감소폭을 키웠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4월에 0.4% 하락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57년 이후로 최대 하락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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