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국 체납금 강조하며 전 회원국에 분담금 완납 촉구
미 "코로나19 관리 실패로부터 시선 돌리려는 것" 주장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중국 정부가 미국의 유엔 분담금 체납액이 20억 달러(약 2조4천610억원)를 넘는다며 완납을 촉구하자 미국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리에 실패한 책임으로부터 시선을 돌리려 한다며 반발했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날 유엔 회원국들에 "유엔에 대한 재정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면서 미국의 체납 분담금 규모가 20억 달러가 넘는다고 지목했다.
중국은 유엔 사무총장실 보고서 등을 인용해 "이날 기준으로 유엔 일반 예산과 평화유지군 예산 미납금이 각각 약 16억3천만달러(약 2조57억원), 21억4천만달러(약 2조6천3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일반 예산과 평화유지군 예산 분담금 중 각각 11억6천500만달러(약 1조4천3억원), 13억3천200만달러(약 1조6천400억원)를 아직 내지 않아 체납액이 가장 많은 나라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유엔 일반 예산의 22%인 약 30억달러(약 3조7천억원), 평화유지군 예산의 25%인 약 60억달러(약 7조4천억원)를 책임지는 최대 분담국이다.
미국은 공식적으로 평화유지군 예산의 27.89%를 내게 돼 있지만,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이를 25%로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연간 약 2억 달러(약 2천460억원)씩 덜 내겠다는 의미다.
제2 분담국인 중국은 유엔 일반 예산과 평화유지군 예산의 각각 12%, 15%를 책임지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유엔 회원국 193개국 중 중국을 포함한 절반가량이 분담금을 완납한 상태라고 AFP는 설명했다.
중국의 성명에 대해 주 유엔 미국 대표부는 "중국이 자국의 코로나19 사태 관리 실패 및 은폐로부터 시선을 돌리고 싶어한다"며 즉각 반발했다.
대표부는 "미국은 최근 유엔 평화유지군 예산 7억2천6백만달러(약 8천900억원)를 납부했으며, 지금까지의 관행에 따라 올해 말까지 분담금 대부분을 납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체납한 평화유지군 예산은 8억8천800만달러(약 1조900억원)에 지나지 않으며 이 중 3분의 2는 2017년 분담금 비율을 25%로 줄이기로 하면서 발생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유엔 평화유지활동에는 전 세계에서 군인, 경찰, 지원인력 등 10만5천 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활동 대부분은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다. 회원국이 지불하는 분담금은 평화유지활동 참여국에 지급하는 보상금으로 활용된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1일 발간된 보고서에서 "각 활동과 관련된 현금 유동성 상태가 크게 좋아지지 않으면 올해 중반 무렵엔 (보상금) 지급이 심각하게 미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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