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배후 모르지만 연구 결과 훔치거나 방해 목적"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유럽의 각국 연구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연구에 사용되던 슈퍼컴퓨터가 해킹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이번 주 스위스·독일·영국에서 슈퍼컴퓨터가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아직 배후나 개별 해킹 사건의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스위스 국립 슈퍼컴퓨팅센터는 자사 연구소를 비롯해 유럽의 다른 고성능 컴퓨터 시설이 공격받았고, 조사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접속을 폐쇄한 상태라고 밝혔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칼리지 산하 글로벌 감염병 분석센터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시뮬레이션에 이용된 국립슈퍼컴퓨팅 서비스(ARCHER)도 지난 11일 사이버 공격을 받았다.
슈퍼컴퓨터는 코로나19를 비롯해 여러 질병 연구에 필요한 시뮬레이션 구동에 사용되는데, 연구진은 이를 통해 질병이 세포에 미치는 영향과 잠재적인 치료법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일부 피해 연구소들은 로그인 화면을 제외하면 연구와 관련한 직접적인 계산이 이뤄지는 영역은 해킹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익명의 슈퍼컴퓨터 관계자는 이런 공격 양상으로 볼 때, 해커가 슈퍼컴퓨터 내부의 연구 내용을 훔치거나, 단순히 연구 진행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격자들이 지적 재산을 수집하거나 코로나19와 싸우려는 노력을 늦추려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안보·기간시설안보국(CISA)은 지난 13일 중국과 연계된 해커들이 미국의 코로나19 연구를 해킹해 정보를 빼내려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두 기관은 "중국과 연계된 사이버 행위자들이 코로나19 연구와 관련된 네트워크와 인력으로부터 백신과 치료법, 검사에 관한 지식재산과 공중보건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획득하려는 시도가 목격됐다"며 "이들 분야를 목표로 하는 중국의 시도는 코로나19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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