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계속된 대립 마무리…2014년 대선 때도 권력 나눠 가져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 몇 달 간 아프가니스탄 평화 구축의 걸림돌이 돼 온 정부 측 내분이 극적으로 해소됐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세디크 세디키 아프간 대통령 대변인은 17일 트위터를 통해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압둘라 압둘라 전 최고 행정관(총리 역할 수행)이 이날 '권력 분할안'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세디키는 이에 따라 압둘라가 국가화해위원회를 이끌기로 했으며 압둘라 측 관계자들도 내각에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니는 이날 합의에 따라 대통령으로 정부 내 수장 자리를 유지하고, 대신 '정권 2인자'로 여겨지는 압둘라는 국가화해위원회를 통해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을 주도할 것이라고 외신은 분석했다.
이로써 지난해 9월 대통령 선거 후 계속된 아프간 정부 1, 2인자 간의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가니는 지난 2월 발표된 대선 최종 개표 결과 50.64%(92만3천592표)로 과반을 득표, 재선에 성공했다.
가니와 맞붙었던 압둘라는 39.52%(72만841표)를 득표해 2위에 그쳤다.
하지만 압둘라는 투표 과정에서 부정이 난무했다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불복하고 나섰다.
결국 가니와 압둘라는 지난 3월 9일 각각 대통령 취임식을 여는 등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두 사람은 2014년에도 대통령 선거 후 우여곡절 끝에 권력을 나눠 가지기도 했다.
압둘라는 당시 1차 투표 승리 후 결선 투표에서 패배하자 결과에 승복하지 않았다.
결국 미국의 중재 끝에 가니는 대통령, 압둘라는 최고 행정관을 맡으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이번에도 양측의 타협 과정에 미국이 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아프간 지도자들이 원활하게 새 정부를 구성하지 못한 점에 불만을 표시하며 지난 3월 10억달러에 달하는 지원금을 삭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프간 정부 내 위기 상황이 어느 정도 해소됨에 따라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부 측과 탈레반은 현재 포로 교환 등은 추진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평화 협상은 벌이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아프간에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려면 외국군 철수와 함께 정부-탈레반 간 내부 협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해왔다.
탈레반은 그간 아프간 정부는 미국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며 직접 협상을 거부하다가 지난 2월 미국과 평화 합의 서명 후 정부 측과의 협상에 참여하기로 한 상태다.
탈레반은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 등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미국의 침공을 받아 정권을 잃었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세력을 회복, 현재 아프간 국토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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