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다른 입법속도 의심한 언론들에 들통
표절검사 98%…의회 "정책목표 같으면 차용 합리적" 항변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나이지리아에서 최근 발의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법률이 싱가포르 방역법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더타임스는 17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의회가 내놓은 코로나19 대응 법안의 표절 여부를 검사한 결과, 1977년 제정된 싱가포르 방역법과 98%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은 관료주의 늑장행정으로 악명높은 나이지리아 당국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신속하게 법안을 정리해 발의한 점에 의문을 품고 조사에 착수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싱가포르 방역법에 등장하는 '싱가포르'라는 단어를 모두 '나이지리아'로 바꾸고, 법안 작성자 이름에도 나이지리아 공무원의 이름과 직함을 추가했다.
페미 그바자비아밀라 나이지리아 하원의장은 "의원들이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정책 목표를 가진 기존 법안을 찾아보는 것은 합리적인 일"이라며 이번 표절 사태를 두둔하고 나섰다.
더타임스는 '열심히가 아닌, 똑똑하게 일한다'라는 정책 기조를 가진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 정권이 들어선 이후 표절 논란이 처음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앞서 부하리 대통령은 2015년 취임사에서 "나는 모두에게 속하고,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그러나 이 발언 또한 1958년 샤를 드골(1890~1970) 전 프랑스 대통령이 처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표절 논란이 뒤따랐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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