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SCMP, 전문가 인용보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국과 러시아 관계가 시험대에 올랐지만, 향후 석유무역 등을 매개로 양국협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방역에 협력하기로 하는 한편, 미국이 제기하는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함께 반박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8만명을 넘긴 가운데, 중국 헤이룽장성을 통해 귀국한 러시아주재 중국인 가운데 확진자가 연이어 나오면서 중국에서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중러 정상이 3월부터 3차례 통화한 반면 미러 정상 간에는 6차례 대화가 이뤄진 점 등을 들어 러시아가 미국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는 게 SCMP 설명이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에는 미러 정상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과 소련군이 나치 독일군을 협공해 들어가다 엘베강에서 만난 날을 기념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이 성명은 미러가 협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미중 관계는 나빠지고 있는 반면, 미러 정상간 개인적 유대관계는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코로나19는 중러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웠는데, 부분적으로는 러시아가 중국의 반대에도 (중국에서 질병이 확산하던) 1월 말 국경을 닫았기 때문"이라면서 "그 때문에 러시아 주재 중국인들이 곤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의 코로나19 대처상 문제점을 언급하며 "러시아의 감염자 수가 치솟으면서 중국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싱크탱크인 모스크바 카네기센터 드미트리 트레닌 소장은 코로나19로 양국 관계에 긴장이 있었다면서도 "지금까지는 시험을 통과해왔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코로나19 관련 미국의 중국책임론에 반대입장을 밝혔고, 중국은 러시아에 의료진과 물자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SCMP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 봉쇄 조치로 양국 경제가 피해를 보았으며, 특히 러시아는 최근의 유가 하락까지 겹쳐 타격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모스크바 카네기센터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연구원은 "중국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설 수 있다"면서 "중국이 경기 활성화에 나서면서 러시아산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의 사우디아라비아산 원유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한 반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은 31%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는 것이다.
리리판 상하이사회과학원 교수는 "중국의 에너지 수요는 여전히 많고, 러시아는 중국의 가장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 3월 모스크바 경찰이 아무 이유 없이 중국인을 폭력적으로 대하고 체포했다는 주장 등이 소셜미디어상에서 반발을 초래했을 수 있겠지만 작은 요소일 뿐"이라면서 "그때문에 양자 관계가 탈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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