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검사량이 검사 역량에 크게 못 미치는 주 최소 12곳"
검사불신·주별로 다른 검사요건 등 다양한 원인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 검사장비 부족 문제를 겪은 미국이 검사 역량을 확대했지만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
사람들이 경제 재개에 필요한 만큼 검사받지 않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셧다운(봉쇄) 완화의 제1 전제조건으로 광범위하고 충분한 규모의 검사를 꼽고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7일(현지시간) 최근 미국 각 주(州)의 주지사실과 보건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사람 수가 당국의 검사 역량에 크게 못 미치는 주가 최소 12곳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백악관은 현재 미 전역에서 하루 최소 40만 건씩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지만, 조사 결과 검사역량만큼 실제로 검사가 이뤄지는 주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구체적 정보를 제공한 20개 주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검사량은 이들의 검사 역량보다 약 23만5천건이나 부족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례로 유타주에선 하루에 최대 9천건의 검사를 진행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3천500건씩만 이뤄진다.
WP는 사람들이 검사받으러 오지 않는 원인으로 아직 검사 장비가 부족하다는 인식, 농촌 등 소외지역의 검사 역량 부족, 검사 과정에 대한 불신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필라델피아에서 근무하는 소아외과의 에일르 스탠퍼드는 WP에 "흑인 사회에선 의사들에 대한 신뢰 부족이 있다"고 말했다.
주마다 검사 대상 요건이 다른 점도 사람들이 검사를 충분히 받으러 오는 데에 방해가 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검사 장비가 부족하던 확산 초기에는 대부분 주가 가장 증상이 심한 사람들만 검사받도록 했지만, 최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무증상자라도 보건 당국이나 의료진의 추천으로 검사받을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완화했다.
조지아, 오클라호마 등 일부 주는 이를 받아들였지만 아직 검사장비가 부족한 다른 주에선 여전히 엄격한 검사 요건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시 자 하버드대 국제보건연구소장은 "많은 주가 검사 장비가 부족해 매우 엄격한 검사 정책을 도입했다"며 "그리고 이를 완화하지 않았거나, 완화했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