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신규 확진·누적 확진자 증가율 상승세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달 초 진정세에 접어드는 흐름이었던 이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이가 최근 다시 반등하면서 '2차 파도'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19일(현지시간) 이란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3월 말 3천명이 넘었던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이달 2일 802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15일에는 5주 만에 다시 2천명을 넘었고 18일에는 2천294명까지 증가했다. 19일 일일 신규 확진자는 2천111명으로 전날보다는 줄었지만 이틀 연속 2천명을 웃돌았다.
이로써 19일 기준 이란의 누적 확진자는 12만4천603명으로 늘었다.
최근 3주간을 한 주 단위로 나눠서 누적 확진자수의 평균 증가율을 계산해 보면 1.1%, 1.5%, 1.7%로 꾸준히 높아졌다.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누적 확진자에서 누적 완치자를 뺀 실확진자도 이달 4일부터 매일 순증했다.
하루에 완치되는 환자수는 1천100명∼1천200명 대로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도 확진자는 점점 늘어난 탓이다.
이달 초 80%가 넘었던 완치율도 19일 기준 78%까지 떨어졌다.
이란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을 예측할 수 있는 다른 지표는 일일 확진율이다. 일일 확진율 추이는 해당 지역 사회에 코로나19 감염자가 얼마나 만연했는지와 연관된다.
최근 한 주간 이란의 일일 확진율은 12.5∼15.6% 사이로 여전히 높은 편이고 8%대였던 이달 초와 비교해서도 많게는 배 가까이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란의 하루 검사 건수가 1만4천건대를 유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일 신규 확진자수의 증가는 검사 건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기보다 감염자의 밀도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란의 일일 신규 확진자가 재상승한 시점은 이란 정부가 지역간 이동, 영업 금지 조처를 완화한 지 2주 뒤였다.
이란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면서도 경제적 영향을 고려해 앞으로 학교, 체육관, 문화시설 등 '고위험' 다중 시설에 대한 제한 조처를 더 완화할 방침이어서 2차 확산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최근 흐름과 관련, 이란 정부는 코로나19가 재확산한다기보다 통제 단계에 진입했다는 입장이다.
이란 보건 당국은 최근 확인된 신규 확진자의 4분의 1 정도가 이라크와 국경을 맞댄 남서부 후제스탄주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후제스탄주의 지역 사회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후제스탄주는 이란의 최대 유전지대로 생활·위생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꼽힌다.
키아누시 자한푸르 이란 보건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후제스탄주는 여전히 감염자가 많지만 대다수 지역은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라고 말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도 전날 "전국 434개 행정단위 가운데 280개가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2주째 발생하지 않는 '백색 지역'이 됐다"라며 "이란은 이제 통제 단계에 진입했다"라고 밝혔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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