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감독, 직접 만나 증언 듣고 연말 상영 목표로 제작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 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중국인 감독에 의해 제작된다.
중국에서는 중국인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중일 관계에 민감한 문제인 데다 어두운 과거라는 점에서 그동안 공론화되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한국과 중국이 위안부 문제를 공동 대응해 일본의 사과를 받아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전망이다.
류양(劉洋) 해외항일전쟁사료연구회 이사는 현재까지 살아있는 중국인 위안부 14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잃어버린 일들'을 직접 제작해 올해 말에 중국 내 극장에서 상영할 계획이다.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중국에 마지막 남은 위안부들의 아픈 과거를 조망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고 현재의 어려운 삶도 보여주면서 중국 사회 내 위안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오는 20일부터 중국인 위안부 할머니 14명을 모두 만나 촬영을 한 뒤 편집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제작비는 류양 이사 본인의 돈과 후원자들을 모집해 충당할 방침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위안부들은 고령으로 대부분 사망했고 현재는 14명만 남아있다. 이들마저 세상을 떠나면 2차 대전 당시 중국에서 저질러졌던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해줄 사람이 없게 된다.
류양 이사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도 위안부 문제는 아픈 역사"라면서 "이를 주제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현재 우리와 후손들이 이런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서다"고 밝혔다.
류 이사는 "현재 중국에서 위안부 생존자가 14명밖에 남지 않았고 고령이라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일본군 만행을 증언해줄 기록이 남지 않게 된다"면서 "이들 위안부의 한마디 한마디가 바로 역사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중일 관계를 고려해 위안부 다큐멘터리를 찍는다고 할 때 별도 지원을 해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막지도 않는다"면서 "위안부라는 주제는 중일 양국 국민이 역사를 더 많이 알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사람들은 위안부 그리고 일본 제국주의에 대해 잘 알고 있으나 중국 사람들은 이에 대해 잘 모르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이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류 이사는 "지금 생존해 있는 중국인 위안부들이 워낙 고령이라 2~3년 후에 다시 볼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위안부의 아픈 경험과 현재 상황을 보여주면서 중국인들이 정말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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