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안 반도체 공장 방문…산시성 후허핑 서기와도 면담
삼성바이오 관련 검찰 소환 임박…미중 분쟁 속 투자 확대도 관심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해외 출장길에 올랐던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2박 3일간의 중국 일정을 마치고 19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부회장을 동행했던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도 함께 들어왔다.
이 부회장은 미국 공장 증설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이동했다.
이번 출장을 통해 이 부회장은 산업 생태계 변화와 코로나19, 삼성 관련 재판 등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위기에서도 미래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17일 중국 현지 입국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이 부회장은 이튿날인 18일 시안 반도체 공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
또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며 과거로부터의 변화와 적극적인 위기 대응을 주문했다.
18일 오후에는 중국 산시성(陝西省) 후허핑(胡和平) 서기, 류궈중(劉國中) 성장 등 당국자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후허핑 서기는 이재용 부회장과의 면담에서 코로나19 초기에 삼성이 예방 용품을 제공한 데 감사의 말을 전하고 메모리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삼성과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의 전염병 예방과 통제에 도움을 준 산시성에 감사 인사를 전하고 협력 분야를 넓히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입국절차 간소화)를 통해 출장을 떠난 이 부회장은 귀국 직후 김포공항 인근에 마련된 임시 시설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해외 입국자들은 코로나 검사를 받은 뒤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기업인 신속통로 합의에 따라 출입국한 경우에는 의무격리가 면제된다.
이 부회장은 사흘간의 중국 출장 동안 코로나 검사만 세 번 받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례 없이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면서도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선 것은 절박함과 위기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6일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나겠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던 이 부회장은 13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논의하는 등 국내외에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중국 출장을 다녀온 이 부회장은 조만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와 관련해 검찰 소환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과정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회계 의혹과 관련해 이르면 다음 주께 이 부회장을 소환할 것으로 전해졌다.
귀국 직후 진행한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오면 능동감시 기간이라도 검찰 출석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국 투자 확대 여부 등 향후 행보에도 눈이 쏠린다.
중국 화웨이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는 미국 정부는 삼성에 대해서는 미국 오스틴 공장의 증설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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